자율주행 시대에도 '대중교통 중심 도시'…서울시, 미래 교통 청사진 제시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미래서울 아침특강'에서 '자율주행의 미래, 서울 교통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조벼리 기자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미래서울 아침특강'에서 '자율주행의 미래, 서울 교통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조벼리 기자

자율주행 확산에 대비해 서울시가 자율주행 시내버스 확대와 다인승 공유차 활성화 등 대중교통 중심 미래 교통 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미래서울 아침특강'에서 “대중교통 중심 도시일수록 자율주행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서울과 같은 대중교통 중심 도시에서는 자율주행 확산에 따른 교통체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여 실장은 “장밋빛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며 “개인 소유 자율차를 줄이고 대중교통으로 최대한 교통 수요를 담으면서 공차 주행과 도로변 주차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확산이 차량 감소와 도로·주차 공간 축소로 직결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은 경계했다. 여 실장은 “자율주행이 되면 운전하는 부담이 없어져 사람들이 차를 더 많이 타고 다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연구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5%가 대중교통에서 자율주행차로 갈아타겠다고 답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실제로 차량 수를 줄이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대중교통이 편리해야 하고 취약지역까지 촘촘히 들어가 정시성과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으로 버스 운영비가 크게 줄 경우 차액만큼 대중교통 요금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새벽동행버스·심야택시 등 대중교통에 자율주행을 우선 접목해왔다. 최근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자율주행 버스용 하드웨어(HW)와 데이터 표준을 공동 마련해 다른 제조사도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자율주행 시내버스는 2029년 100대, 2030년부터 연간 500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인승 공유차는 퍼스트·라스트마일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제시했다. 여 실장은 “다인승 차량에 우선차로를 주거나 혼잡한 지역에서도 승하차할 수 있게 하는 인센티브 도입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차 주행 관리도 과제로 꼽았다. 여 실장은 “자율주행 시대에는 주차비를 아끼려 시속 10㎞로 도심을 배회하는 차량이 생길 수도 있다”며 “공차 주행에 비용을 부담하는 체계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요 지역에 승하차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고 자율주행차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공차와 불법 주정차를 관리하는 관제체계를 제안했다.

여 실장은 “앞으로 3~4년이면 도심에서 자율주행을 경험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도시공간 변화까지는 10~1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으로 120회를 맞은 '미래서울 아침특강'은 실·국장급 공무원이 5~10년 뒤 서울의 변화와 정책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서울시는 교통 분야를 시작으로 미래 변화와 밀접한 시정 방향에 대한 특강을 이어갈 계획이다.

조벼리 기자 starr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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