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단순히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사람이 수행하던 업무 구조와 실행 방식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AX'가 새로운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황차동 아이피나우(IPNOW)·ITL 대표는 AX 본질을 'AI 도입'이 아닌 '업무의 전환'으로 정의한다. 반도체·통신산업에서 IP와 기술전략, 기술사업화를 경험한 뒤 2013년 ITL을 설립한 황 대표는 현장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IPNOW를 통해 플랫폼화했고, 이제 기업 전체 업무로 확장한 'NOW AX'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NOW AX Studio'가 있다.
-IP 전문기업에서 AX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배경은.
△ITL을 설립해 기업과 연구기관의 IP 전략, R&D, 기술사업화와 수익화 업무를 수행하면서 많은 현장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라도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업무에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의 경험과 판단을 시스템화하면 더 많은 기업이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피나우를 만들었다. ITL이 전문성을 축적한 곳이라면 IPNOW는 그 전문성을 플랫폼으로 만든 것이다. 이후 IP뿐만 아니라 영업, 구매, 재무, 인사, 연구개발 등 기업의 거의 모든 업무가 사람의 경험과 엑셀, 이메일, 개별 시스템 등에 흩어져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IP에서 해결하려던 문제와 기업 전체 업무가 가진 문제의 본질이 같았고, 이를 확장한 것이 NOW AX다.
-대표가 생각하는 AX의 핵심은 무엇인가.
△생성형 AI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거나 챗봇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AX라고 보기 어렵다. 진정한 AX는 업무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업이라면 고객 탐색부터 분석, 접촉 대상 선정, 제안서 작성, 고객 대응, 후속 조치, 성과 분석까지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연결돼야 한다. 각 단계에서 사람이 할 일과 AI가 할 일을 나누고 필요한 데이터와 시스템을 연결해 최종 결과까지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저는 'AX의 대상은 AI가 아니라 업무'라고 말한다. AI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보다 우리 회사의 일을 앞으로 어떻게 수행하게 만들 것인지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
-NOW AX Studio는 기존 AI 업무 플랫폼과 무엇이 다른가.
△NOW AX가 기업 업무를 AI 중심으로 수행하기 위한 전체 AX 플랫폼이라면, NOW AX Studio는 업무 플랫폼을 만들고 불러와 실제 실행하는 환경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업무를 설명하면 필요한 화면과 데이터, AI 에이전트, 실행 규칙과 프로세스를 구성한다. 실제 업무가 발생하면 해당 플랫폼을 다시 불러오고 필요한 데이터를 연결해 적합한 전문가 AI 에이전트를 호출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 최종 결과물까지 만들어낸다.
즉 '업무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AI'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플랫폼을 스스로 꺼내 실제 일을 끝내는 AI'까지 가는 것이다.
-AI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역할은 어떻게 되나.
△AI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고 결과만 보여주는 구조를 지향하지 않는다. 사용자는 현재 어떤 단계가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데이터가 사용됐는지, 어떤 결과가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하면 업무 내용이나 순서, 실행 규칙과 판단 기준을 직접 바꿀 수도 있다. AI 자동화와 사람의 통제·판단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 함께 존재하는 구조다.
-'Clone the Best'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에는 업무를 잘하는 전문가가 있지만 그들의 경험과 업무 방식은 대부분 개인에게 머물러 있다. 사람이 조직을 떠나면 노하우도 사라질 수 있다.
우리가 복제하려는 것은 사람 자체가 아니라 '잘하는 방식'이다. 전문가가 어떤 데이터를 보고 어떤 순서로 판단하며 어떤 기준을 적용해 결과물을 만드는지, 업무 수행 방식 자체를 AI와 플랫폼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Clone the Best'는 최고의 사람을 복제한다는 의미보다 '검증된 최고의 업무 방식을 복제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한 번 검증된 업무는 반복 실행하더라도 일정한 기준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기존 RPA나 업무 자동화와의 차이는.
△기존 자동화가 정해진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이라면 NOW AX Studio는 업무에 맞는 실행 환경 자체를 구성하고 그 환경에서 일을 완성하는 것을 지향한다.
업무를 이해하고 필요한 플랫폼을 구성한 뒤 상황에 따라 데이터와 전문 에이전트를 호출하고 다음 업무를 판단해 실행한다. 업무가 바뀌면 플랫폼 자체도 바뀔 수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AX에 주목하는 이유는.
△대기업은 비용과 전문인력을 투입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좋은 AI 기술을 알고 있어도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AX가 확산되려면 사용 방법이 근본적으로 쉬워져야 한다. 업무 담당자가 자신의 일을 설명하면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실제 업무까지 수행하며, 필요하면 사용자가 직접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AX가 일부 대기업이나 IT 기업만의 도구가 아니라 모든 기업의 생산성 인프라가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미래는 무엇인가.
△기업이 소프트웨어에 맞춰 일하는 시대가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어떻게 일하고 싶은지를 설명하면 소프트웨어와 AI가 그 기업에 맞게 구성되고, 업무가 발생하면 필요한 환경과 데이터, 전문가 에니전트를 연결해 결과까지 만들어내야 한다.
결국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또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담고 실행하며 계속 진화시키는 업무 인프라다.
앞으로 기업의 AI 경쟁력은 어떤 생성형 AI를 사용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조직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의 업무 방식을 얼마나 빠르게 시스템화하고 AI가 실제로 실행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아이피나우와 NOW AX는 그 변화를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