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와 대형 국가 성장 프로젝트에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기업도 국가 핵심 산업 육성의 주체로 참여하고 성장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체계에 중기부와 중소기업 대표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리더스룸에서 이소영 중기부 장관과 중소기업단체장 차담회를 개최했다. 이 장관 취임 이후 중소기업계와 갖는 첫 공식 소통 자리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노비즈협회 등 주요 중소기업단체 관계자 15명이 참석했다.

이날 중소기업계는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지역 성장전략 등에 중소기업의 참여를 구체화하고,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이 독자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김기문 회장은 “우리 경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의 온기는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대·중소기업 간 소득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올해 2분기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19.1%인 반면 중소기업은 5.3%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이 만년 하청업체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가 프로젝트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당당한 성장의 주체가 되는 것은 패러다임의 큰 전환”이라며 “국가 프로젝트에 중소기업이 참여해 경기 활성화의 실질적인 효과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 현안 해결을 위한 중기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그는 “850만 중소기업의 고충은 각양각색이고 중기부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많다”며 “다른 부처와 때로는 부딪히더라도 중소기업을 위해 할 말을 하고, 중소기업단체들과 함께 정책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중소기업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국가 성장의 핵심 주체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장관은 “중기부가 해야 할 일은 중소·벤처기업을 상생이나 지원의 대상에 머물게 하지 않고 성장의 당당한 주체로 세우는 것”이라며 “천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5극3특 성장엔진, 7대 시드(SEED) 등 국가 성장전략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역할을 더욱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체계에 중기부와 중소기업 대표가 새롭게 참여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지난주 첫 국무회의를 마친 뒤 대통령께 국가 성장 프로젝트에 중소기업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직접 전달했다”며 “이에 따라 3대 메가프로젝트 회의에 중기부도 새롭게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대통령 주재 점검회의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대표만 민간에서 참석했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부는 이달 말부터 3대 메가프로젝트 관련 중소기업들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수렴하는 협의체도 가동할 예정이다. 협의체를 통해 기업들의 정책 수요와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범정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이 장관은 “대한민국이 성장의 큰 역사를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이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며 “중소기업계와 함께 할 말을 하고 할 일은 하는 장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차담회에서는 규제개혁과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 인공지능(AI) 전환, 탄소중립 대응 등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도 논의됐다. 중기부는 앞으로 중소기업계와 정기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 건의사항을 정책에 반영해 나갈 방침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