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팹만으로는 부족… 반도체 공급망·양자까지 챙긴다”

사진 왼쪽부터 빌 프론호퍼 상무부 반도체 투자·혁신 수석 디렉터, 데이비드 리더 엔터그리스 대표
사진 왼쪽부터 빌 프론호퍼 상무부 반도체 투자·혁신 수석 디렉터, 데이비드 리더 엔터그리스 대표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을 전공정 중심에서 공급망 전체와 차세대 기술로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특별법(CHIPS Act) 초기 보조금이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핵심 광물과 희토류, 영구자석까지 공급망 전반으로 그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빌 프론호퍼 상무부 반도체 투자·혁신 수석 디렉터는 1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미콘 웨스트' CEO 서밋에서 “팹과 후공정이 있어도 화학물질, 특수가스, 소재, 광물, 영구자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칩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공급망 복원력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법(CHIPS Act)과 무역 협정을 통해 미국 내 유치된 투자가 80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전체 규모는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TSMC와 마이크론 등이 당초 계획을 크게 상회하는 투자 확대를 결정한 것도 이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50종을 추적·관리하고 있으며, 상무부·국방부·에너지부가 공조하는 범정부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조달이 가능한지, 불가능하다면 핵심 동맹국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파악 중이다.

이날 고려아연의 테네시 가공 시설 등 구체적인 공급망 프로젝트도 공급망 복원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정부 지원 2억1000만달러를 직접 지원받고 약 75억달러 규모 통합 비철금속 제련 및 가공 시설을 테네시주에 건설 중이다.

갈륨과 게르마늄, 인듐 등 약 13가지 핵심 전략 광물을 생산하는데, 이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 광물 가공 역량을 미국 내로 유치하는 역할이다.

공급망 복원과 함께 상무부는 R&D 분야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프론호퍼 디렉터는 “모든 것이 우선순위라면 아무것도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양자 컴퓨팅에도 정부가 22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특정 기술 방식에 올인하지 않고 여러 방식을 동시에 지원하는 포트폴리오 접근을 취하고 있으며, 하루 만에 9개 양자 기업과 의향서를 체결했다”며 “이 같은 R&D 투자도 공급망·제조 투자와 마찬가지로 민간 자본을 유인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와 같은 정책 영향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고객을 따라 미국 진출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프론호퍼 디렉터는 “아시아 공급망 기업들을 만나보면, 미국 정부의 보조금 유무와 상관없이 고객사들이 미국에 가기 때문에 우리도 반드시 미국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반도체법과 무역 협정이 미국 내 제조와 공급망, 차세대 기술을 동시에 구축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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