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 환자 장기에 새겨진 의사 이니셜…현실에도 있었다, 13년 전 사건 재조명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스틸. 사진=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스틸. 사진=SBS

SBS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서 의사가 환자의 장기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긴 듯한 장면이 등장하면서, 과거 영국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유사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일 방송된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4회에서는 계수정(김지원 분)이 나대일(장승조 분)의 환자 권충현을 대신 수술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극 중 환자 장기에 이니셜이 새겨진 장면. 사진=SBS 캡처
극 중 환자 장기에 이니셜이 새겨진 장면. 사진=SBS 캡처

권충현은 과거 군 복무 중 가혹행위로 장기 출혈을 겪었고, 당시 나대일에게 수술을 받은 인물로 설정됐다. 이후 담낭염 증세로 다시 병원을 찾은 권충현은 나대일에게 수술을 요청했지만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계수정이 응급 수술을 집도하게 됐다. 수술 중 권충현의 복부를 연 계수정은 장기에 새겨진 이니셜을 발견했다.

이 장면이 방영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실제 의사가 했던 일이 떠오른다”며 과거 발생한 유사 사건에 집중했다.

실제로 2013년 영국 버밍엄 퀸엘리자베스병원에서 근무하던 간·비장·췌장 전문 외과의사 사이먼 브램홀은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2명의 간 표면에 자신의 이니셜인 'SB'를 새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브램홀은 수술 중 출혈을 막거나 수술 부위를 표시할 때 사용하는 아르곤 빔 장비를 이용해 환자의 간에 자신의 이니셜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표시는 장기 기능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지는 않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환자의 동의 없이 장기에 불필요한 흔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사건은 동료 의사가 후속 수술 과정에서 환자의 장기에 남아 있던 약 4㎝ 크기의 'SB' 이니셜을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브램홀은 2017년 환자 2명에 대한 폭행 혐의 2건을 인정했고, 이듬해 1만파운드의 벌금형을 받았다. 검찰은 당시 그의 행동이 윤리적으로 잘못됐을 뿐 아니라 형사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후 의사 자격도 박탈됐다. 영국 의료개업심판원(MPTS)은 2022년 브램홀의 행위가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를 훼손하고 환자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해 의료인 등록부에서 제명했다.

심판원은 두 환자에게 장기적인 신체 손상은 없었지만, 이 가운데 한 명이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브램홀은 사건이 알려진 뒤인 2014년 병원을 떠났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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