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석주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과 안석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 곽상규 고려대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입자 크기가 다른 세개 소재를 조합해 전기 저장 용량과 내구성을 높인 복합 음극을 개발했다. 제주 돌담처럼 크기가 다른 입자를 섞어 부피 팽창을 제어하면서 용량은 2.5배나 높였다.
리튬이온배터리 음극은 충전할 때 리튬이온을 받아 전기를 저장한다. 실리콘 음극은 같은 무게의 흑연보다 많은 전기를 저장하지만 충·방전 때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 전극이 손상된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복합 음극은 실리콘 입자를 흑연·유기소재와 섞어 팽창을 받아줄 여유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 구조 덕분에 충·방전 때 전극에 생기는 균열이 줄어든다.
입자 크기가 가장 큰 흑연은 전기가 흐르는 골격을 만들고, 중간 크기의 유기소재(cHBC)는 그 사이를 채워 구조를 지탱한다. 가장 작은 실리콘 입자는 남은 틈에 자리 잡아 저장 용량을 확보한다.
이 복합 음극의 저장 용량은 약 890mAh g⁻¹(전류 밀도 0.1 A g⁻¹ 기준)로 같은 조건의 흑연 음극(약 350mAh g⁻¹)보다 약 2.5배 컸다. 음극 활물질 1g당 저장할 수 있는 전기의 양을 비교한 수치다.

복합 음극을 적용한 배터리 내구성도 좋아졌다. 고용량 NCM811(니켈 망간 코발트 산화물 양극)와 묶어 적용한 배터리는 30분만에 충·방전을 마치는 2C 조건에서 2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약 85%를 유지했다. 실리콘 함량은 같지만 유기소재 없이 흑연·실리콘만 쓴 대조군은 같은 조건에서 약 55%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강석주 교수는 “고용량 소재를 얼마나 넣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배치하느냐도 배터리 성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고용량 배터리의 경제성은 저장 용량과 수명이 좌우하는데 이 기술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고 교체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