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민속촌에서 귀신 역할을 맡은 배우가 다섯 살 아이의 아버지로부터 뜻밖의 감사 메시지를 받아 감동을 전했다. 귀신에게 아빠가 잡아먹힐까 봐 울면서도 앞을 가로막은 아이의 행동이 아버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민속촌에서 귀신 캐릭터 '어둑시니'를 연기하는 배우 A씨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이 아버지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한국민속촌 귀신 체험에 다섯 살 아들과 함께 참여했다는 아버지는 메시지에서 “꼭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귀신님께서 저를 잡아먹겠다고 다가오셨을 때 아들이 울음을 터뜨리며 귀신님을 가로막고 '안 돼! 아빠 도망가!'라고 외쳤던 순간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다”며 “그 순간 정말 울컥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작 다섯 살인 아이도 무서웠을 텐데 도망가지 않고 아빠를 지키려고 나서는 모습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먹먹했다”며 “늘 아빠인 제가 아들을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들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배웠다”고 적었다.
아버지는 이번 경험을 계기로 아이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그는 “아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날을 잊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평생 아이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아빠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귀신님은 그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셨을 뿐일지 모르지만, 저희 부자에게는 평생 간직할 소중한 순간을 만들어주셨다”며 “귀신을 체험하러 갔다가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제 아들을 발견하고 돌아왔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메시지를 받은 A씨도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작은 연기가 누군가의 삶에 가슴 벅찬 순간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에 배우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아이들을 울리게 될 때면 속으로 마음이 편치 않고 미안한 적도 많았다”며 “강렬한 연기를 원하는 부모님과 관객들에게 추억을 만들어드리자는 마음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몰입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내주신 소중한 마음을 가슴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 깊이 있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따뜻한 세상이다”, “다섯 살 아이의 용기에 울컥했다”, “아빠와 아이 모두에게 서로를 지키고 지킴 받은 소중한 추억이 됐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이가 귀신을 무서워하면서도 아빠를 지키려 했다는 점에 감동했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최근 한국민속촌에서는 귀신 분장을 한 캐릭터들이 아이들에게 부모의 말을 잘 듣거나 편식과 떼쓰기를 줄이겠다는 약속을 받는 이른바 '귀신 참교육' 체험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모가 아이의 평소 행동을 귀신에게 이야기하면 귀신이 상황극을 통해 아이를 훈계하는 방식이다. 관련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면서 체험을 둘러싼 다양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