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는 오지민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교수팀이 차세대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소재 개선부터 AI 진단, 시스템 제어에 이르는 다양한 연구 논문 7편을 잇달아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고니켈 배터리의 수명 저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재,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시스템 제어 등 분야별 연구 성과 7편을 올 하반기에만 '스몰(Small)',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저널 오브 파워 소시스(Journal of Power Sources)' 등 국제 저명 학술지에 잇따라 발표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이 급증하면서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정밀하게 진단·관리하는 기술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고에너지밀도를 구현하는 고니켈(Ni-rich) 양극 배터리는 충·방전이 반복될수록 전극과 전해질 계면이 불안정해져 쉽게 열화되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 급속충전 시 모듈 내부에서 한 셀의 이상이 다른 셀로 번지는 연쇄 고장 위험성도 있다. 기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사고 시 전원 차단에만 의존해 세밀한 제어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재, AI 진단, 시스템 제어를 아우르는 다양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소재 분야에서는 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고니켈 양극의 불안정한 표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해질 첨가제 5종을 비교·평가했다.
연구 결과 특정 첨가제를 사용했을 때 전극 표면에 튼튼한 불소·황 기반 보호막이 가장 잘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첨가제가 적용된 배터리는 초기 충전 효율이 약 90%까지 올라갔고, 방전 용량도 약 230 mAh/g으로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차세대 전고체전지의 핵심 재료인 LATP 고체전해질 연구에서도 열처리 공정 조건에 따른 내부 구조 변화와 이온 이동 특성의 관계를 규명했다.
AI 진단 분야에서는 딥러닝 기술을 도입해 전자현미경(SEM) 사진만으로 고니켈 양극의 미세구조 변화와 제조 공정 상태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어 학습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열화 상태를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전이학습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복잡한 화학 분석 없이도 전극 단면 영상만으로 고장 위험을 정밀하게 사전 진단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시스템 제어 분야에서는 김종훈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팀과 협력해 대형 배터리 모듈을 빠르게 충전할 때 발생하는 연쇄 고장 현상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고, 고장으로 전원이 차단된 뒤에도 시스템이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제어 기술을 제안했다. 또 전기차-전력망 연동(V2G) 환경에서 하이브리드 충전 상태(SoC)를 정밀 추정하는 AI 모델('퍼지-LSTM')을 개발, 기존 대비 추정 오차를 최대 44.8% 줄이고 상온 기준 오차율을 1.5% 미만으로 낮췄다.
오지민 교수는 “이번 성과들은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 및 소재 분야 연구자들과의 긴밀한 협업과 경북대의 우수한 연구 역량이 결합해 거둔 결실이다. 배터리를 소재부터, 전극 이미지, 셀·모듈 시스템까지 하나로 연결해 이해하고 AI로 설계·진단하는 통합 연구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전기차, ESS, 로봇, 미래 항공 모빌리티 등 고안전·장수명 배터리가 필요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들은 경북대 신임교수정착연구비, 한국연구재단(NRF),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 동일문화장학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