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첨단의료재단 통합, '국가 실리'가 먼저다

정재훈 전국부 기자
정재훈 전국부 기자

정부가 오송과 대구경북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하나로 묶는 '국가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복 투자와 행정적 비효율을 줄이고, 관리 전문성을 높여 국가적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법안 처리가 다가오면서 '통합 본부' 유치를 둘러싼 대구와 충북 오송 간 기싸움이 팽팽하다.

대구는 디지털 의료기기와 합성신약 특화 인프라,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성을 내세운다. 오송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6대 보건의료 국책기관이 밀집한 원스톱 인허가 환경과 수도권 접근성으로 맞선다. 양측 모두 명분은 뚜렷하지만 자칫 지자체 간 소모적인 밥그릇 싸움으로 번질까 우려스럽다.

[생성형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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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정치 논리'의 개입이다. 과거 공공기관 통폐합이나 국책사업 입지 선정 때마다 표심을 의식한 지역 정치권의 입김으로 사업 본질이 훼손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통합만큼은 선거 구도나 지역 득실을 따지는 제로섬 게임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한 바이오헬스 산업 특성상 통합의 잣대는 철저히 '국가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실용적 가치여야 한다.

지역 갈등을 넘어 국가균형발전에 부합하는 해법은 물리적 본부 위치로 승패를 나누기보다 '기능 중심의 유기적 연계'에서 찾아야 한다. 인허가와 바이오의약품 실증에 강한 오송, IT 융합과 차세대 디지털 헬스케어에 특화된 대구경북이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도록 합리적인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제3의 중립 지대에 거시적 기획을 담당하는 슬림한 행정 컨트롤타워를 두고, 양 지역을 독립적인 R&D 거점으로 보장하는 것도 대안이다.

두 재단의 통합은 단순한 '간판 바꿔 달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첨단 의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엔진을 재설계하는 작업이다. 산·학·연·병 생태계 현장의 수요와 미래 산업 전략이 통합의 나침반이 돼야 한다. 국가 의료산업의 명운이 걸린 만큼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익과 실리뿐이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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