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하고 전력 관련 규제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갖춘 만큼, 해외 빅테크의 투자 수요를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정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영탁 SK텔레콤 AIDC통합추진단 부사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열린 '제12차 AI 미래가치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사장은 한국이 안정적인 전력계통과 지리적 위치, 해저케이블 인프라, 반도체 산업 기반 등을 갖춰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전력 공급 제약과 지진 위험, 동남아시아는 AI 산업 생태계 부족, 호주는 주요 AI 수요지와의 접근성에서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외국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와 있다”며 “지금 기회를 놓치면 글로벌 빅테크들이 다시 일본, 호주, 동남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조하며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 분석에 따르면 105㎿급 AI 데이터센터의 생산유발효과는 3조5000억원,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냉각·공조 등 연관 산업의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이러한 경제적 효과를 확대하기 위해 먼저 '투자세액공제 적용 범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에 포함해 15%의 투자세액공제를 도입했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코로케이션(임대) 방식의 데이터센터가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임대용 자산은 투자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시설의 임대 여부에 따라 공제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는 자가 소비가 아니라 지능을 생산해 외부에 제공하는 시설”이라며 코로케이션 방식에도 일정 수준의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력계통 안정성을 위한 '그리드코드(Grid Code)' 도입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규제 수준을 주문했다. 그리드코드는 대규모 전력 사용 시설의 전력망 연결과 운영에 필요한 기술 기준이다. 전력 사용량의 급격한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설치 의무가 과도해지면 사업자의 투자비와 부지 확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위해 그리드코드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너무 과도해서 빅테크 투자를 유치하는 데 장애가 된다면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민간 사업자, 전문가가 협의를 통해 전력망 안정성과 투자 여건을 모두 고려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