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쎄트렉아이가 지난 26년간 우주산업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환경에서 살아남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위성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이제 우주가 산업과 경제, 국가안보의 핵심 영역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는 국내 민간 우주산업의 선구자로 걸어온 지난 26년을 이같이 평가했다. 해외시장을 목표로 출발한 쎄트렉아이는 위성 수출과 코스닥 상장을 거쳐 국내 대표 위성 제조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민간이 우주산업의 주요 주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쎄트렉아이의 성장에는 환경적 요인도 작용했지만, 우주산업의 기반이 형성되지 않았던 국내 환경에서 생존을 넘어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지금은 그동안 유지해 온 사업 방향이 앞으로도 유효한지,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쎄트렉아이의 차세대 성장동력은 2031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10㎝급 초고해상도 지구관측 위성이다.
현재 쎄트렉아이는 10㎝급 위성 1호의 개발을 2031년까지 마무리하고 같은 해 말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첫번째 위성을 포함해 총 4기의 위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쎄트렉아이가 초고해상도 위성 개발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뚜렷한 기술 경쟁 전략이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자원과 산업 기반을 고려해 핵심 경쟁력인 해상도에 역량을 집중하고, 위성 크기와 무게, 가격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동일한 성능과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위성을 더 작고 가볍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과감하게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되 핵심 성능에 집중하는 최적화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급 위성을 계획대로 발사한다면 상용 지구관측 위성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해상도를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업 모델도 위성 제조와 위성 영상 판매에서 위성 임대와 AI 기반 정보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발사에 성공한 25㎝급 초고해상도 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가 그 중심이다.
김 대표는 “스페이스아이-티 발사 전 글로벌 5개 권역 임대를 목표로 설정했는데 현재 4개 권역 계약을 완료했다”며 “2028년 발사할 두 번째 위성도 5개 권역 고객 확보를 추진하고 10㎝급 위성 역시 임대 서비스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와의 협력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한다. AI 분석 플랫폼 '오비전'을 활용해 위성 영상과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하고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우주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려면 서비스가 산업을 견인해야 한다”며 “위성 제조에 집중하면서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성장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제언도 내놨다.
그는 “정부는 국가적으로 해결할 과제와 투자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기초·기반 연구는 연구기관이, 사업성이 높은 분야는 민간이 도전하도록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주항공청과 국방부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우주 선진국과 격차를 좁히려면 경쟁력을 확보할 분야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쎄트렉아이의 미래는 글로벌 초고해상도 지구관측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국내 최고 수준의 우주 인프라 제조기업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위성 투자에 이어 생산시설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개별 위성을 개발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동일한 위성을 반복적으로 생산하고 생산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제조 역량을 갖추는 것이 과제다. AI 기술을 위성 제조 공정에 접목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세계 초고해상도 지구관측 시장에서 쎄트렉아이가 주요 플레이어라는 인식과 평가를 확보하고 싶다”며 “지구관측 비즈니스뿐 아니라 우주 인프라 구축에서도 국내 최고 기업이 되는 것이 구성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 목표를 위해 이미 투자를 시작했고 생산시설과 제조 역량을 어떻게 확충할지도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변화하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