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배달앱 주문 공동처리 통합시스템 구축
배달 품질 높여 배민·쿠팡이츠 대항마로
향후 공유콜 운영 위해 SPC 설립도 검토

정부가 배달대행 4사의 배차망을 하나로 묶는 '상생배달망' 구축을 추진한다. 배달대행 4사가 상생배달앱 주문을 공동 처리해 라이더 부족과 배차 공백을 줄이자는 취지다. 내년 1200억원 규모 상생배달앱 할인쿠폰에 더해 배달품질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배달대행 4사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생배달앱 지원사업' 계획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국토교통부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자' 인증을 받은 △부릉 △바로고 △로지올 △래티브가 참여했다.
중기부는 공공성과 개방성을 갖춘 배달 인프라를 조성,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민간배달앱이 지배하는 배달시장을 재편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했다.
핵심은 4사의 배달망을 연결하는 '공유콜'이다. 특정 대행사에 라이더가 부족하면 다른 대행사 라이더가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주문 중개부터 협력 배차, 라이더 인센티브 지급, 관제까지 통합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이를 맡을 특수목적법인(SPC)이나 비영리단체 설립도 검토한다.
초기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부 예산 약 10억원을 확보하고, 이후에는 참여 대행사 출자금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가 공동 배달망의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이 운영을 이어가는 구조다.
상생배달앱과 민간배달앱 간 배달 인프라 격차를 좁히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적이다. 배민·쿠팡이츠는 자체 라이더 플랫폼으로 배차를 관리하지만, 상생배달앱은 외부 배달대행망에 의존하는 구조다. 배달대행 4사의 공통 인프라를 연결하면 라이더 부족과 배차 공백을 줄여 상생배달앱의 배달 품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할인쿠폰에 편중된 상생배달앱 지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중기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상생배달앱 지원 예산 1240억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홍보·마케팅 예산 40억원을 제외한 97%(1200억원)가 할인쿠폰에 배정됐다. 국회와 업계에선 쿠폰 중심 지원만으로 상생배달앱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공배달앱의 여러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라이더 인센티브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안을 다 펼쳐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년 상생배달앱 소비자 할인쿠폰 예산으로 1240억원을 편성했다. [자료=기획예산처]](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10/22/news-p.v1.20261022.1fe58e3153924dca87d07be810d64434_P1.png)
업계는 배달 품질을 높이려는 정책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단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행사별 시스템 연동과 수익 배분, 운영비 부담 등 조율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기부는 이번 사업을 당장 내년부터 추진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기업 간 화학적 결합과 민관 협력을 위한 적정 예산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소규모 실증사업으로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중기부는 배달망 구축을 비롯해 상생배달앱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민간 배달앱과 경쟁할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인 만큼 배민·쿠팡이츠 등도 추진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상생배달앱 쿠폰 외에도 배달 품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신속한 배달을 위해 배달대행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업계 간담회를 통해 배달 인프라 조성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