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숙소 호스트가 투숙객에게 요구할 수 있는 청소·정리 범위를 제한하는 새 규정을 도입했다. 앞으로 투숙객에게 침대 시트를 벗기거나 설거지를 시키는 등 전문 청소 인력이 맡을 법한 일을 요구하기 어려워진다.
2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에어비앤비 오는 11월 20일 예약 건 후로 적용되는 새 규정에 따라 호스트는 7개의 표준 숙소 규칙을 설정할 수 있고, 그 밖에도 합리적인 수준의 요청을 추가할 수 있다.
다만 투숙객에게 상당한 시간이나 노력이 필요한 일을 요구하거나, 일반적으로 청소 인력이 수행하는 업무를 맡겨서는 안 된다. 대표적으로 침대 시트를 벗기는 일, 쓰레기를 숙소 밖 다른 장소까지 가져다 버리는 일, 설거지 후 식기를 제자리에 정리하는 일 등이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에어비앤비는 “투숙객이 별도의 청소비를 지불하는 만큼 이 같은 청소 업무까지 맡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새 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지역 상황에 따라 일부 예외는 인정된다. 예를 들어 가뭄으로 물 사용 제한 조치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투숙객에게 샤워 시간을 줄여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앞으로 숙소 이용 규칙은 예약 과정과 예약 알림 등에 더욱 눈에 띄게 표시된다. 별도 계약서 작성도 법률이나 주택소유자협회(HOA) 규정상 필요한 경우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호스트가 숙소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더라도 직접 벌금을 부과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의 숙소 규칙과 요청 사항을 설정할 권한은 유지된다. 에어비앤비 정책에 맞지 않는 요청은 플랫폼에서 표시되며, 호스트는 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수년간 이어진 투숙객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청소비를 별도로 지불하면서도 퇴실 전 침구 정리나 설거지, 쓰레기 처리 등 과도한 청소를 요구받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미국 조지아주의 한 에어비앤비 호스트 부부가 투숙객 퇴실 후 숙소를 세세하게 점검하는 영상을 틱톡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한 영상에서 TV 리모컨이 제자리에 놓여 있지 않다는 이유로 투숙객이 숙소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상이 확산하면서 지나치게 엄격한 숙소 규칙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다른 콘텐츠 제작자들이 이를 풍자하는 영상까지 잇따라 제작했다. 해당 부부는 자신들의 콘텐츠가 잘못 해석됐다고 해명했으나,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