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 4분기 생산량을 계획보다 20%가량 줄인다. 칩플레이션과 원자재 확보 난항에 따라 중저가폰 생산량을 줄이고 플래그십 제품군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 생산량을 줄이는 물량 조정안을 공급망에 전달했다.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4분기 기준 부품 주문량이 올 초 생산 계획 대비 약 20% 줄어들었다”며 “연간 기준으로 보면 약 1000만대 감소한 수치”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무선(MX)사업부가 올해 적자를 겪으며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갤럭시A 시리즈를 10% 이상 감산하려는 기조”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연간 2억3000만~2억4000만대 스마트폰을 출하한다. 애플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 2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여기엔 출하량을 책임지고 있는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 역할이 컸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70%를 차지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경쟁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감산 배경에는 칩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자리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원가 비중이 절반을 넘어가기도 했다.
또 인쇄회로기판(PCB)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핵심 부품 원자재도 부가가치가 높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우선 투입되면서 스마트폰용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대비 원자재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토대로 칩플레이션 속에서도 갤럭시A 생산을 견고하게 유지하며 점유율을 지켜왔다. 하지만 칩플레이션과 원자재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갤럭시A 대신 갤럭시S와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 같은 플래그십에 부품과 원자재를 집중,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결정은 애플과 치열한 출하량 1위 경쟁 속에서 내려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8월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0.1%P 격차로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근소한 차이여서 1위 탈환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칩플레이션과 원자재 수급 어려움이 지속되면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량이 줄면 출고가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사양이 하향 조정된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도 오히려 가격은 오른 스마트폰이 신제품으로 출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