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 미쓰비시 `2010년형 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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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드라이브] 미쓰비시 `2010년형 랜서`

 2010년형 랜서는 기존 모델보다 사양을 보강하되 가격은 오히려 낮추어 저가 수입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고급형에 해당하는 ‘다이내믹’이 2990만 원이고 보급형인 ‘스페셜’은 2750만 원으로, 기존 모델 대비 최대 600만 원이 저렴해져 2000만원대 수입차의 자리로 돌아왔다.

사양도 일부 달라졌다. 외관상으로는 도어 손잡이에 크롬장식이 들어갔고, 빨간색 바탕이었던 테일램프가 블랙베젤 타입으로 바뀐 것이 차이점이다. 18인치 휠과 뒷 날개(옵션), 범퍼와 옆구리의 공기역학적 장식들로 한껏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 공격적인 외관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뉘지만 이번 세대 랜서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올해 국내에 출시될 미쓰비시의 신모델들 역시 비슷한 얼굴을 갖게 된다고 하니 반응이 주목된다.

실내에서는 계기판의 변화가 도드라진다. 붉은 색 계열의 단색 문자로 표시되던 액정화면이 파란색 위주의 다기능 컬러화면으로 바뀌면서 분위기가 한결 산뜻해졌다. 기능적으로는 오토 헤드램프에는 웰컴&커밍홈 조명 기능이 더해졌고, 와이퍼 워셔도 쓰기 편하도록 잔재주를 더했다. 실내 장식도 살짝 바뀌었다. 에어컨 조작부의 3연 다이얼에는 크롬장식이 더해졌는데, 랜서의 최대 약점인 실내 마감재질을 보완해주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차의 매끈한 대시보드 형상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실내 감성 품질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

다행히 랜서는 이런 단점을 눈감아줄 수 있는 만큼의 사양을 제공한다. 스마트 키와 HID헤드램프, 선루프, 운전대 변속 패들, 운전대 오디오 리모컨, 오토 헤드램프, 오토 와이퍼, 무릎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 주행안전장치(ASC), 크루즈컨트롤, 열선 가죽 시트, 후방센서 등은 이 가격대의 수입차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내용이다. 여기에 650와트 출력의 락포드 포스게이트 오디오까지 갖추어 젊은 기분을 내기에는 그만이다.

엔진은 4기통 2.0리터 가솔린으로, 기본적으로는 현대·기아차의 동급 엔진과 같다. 다만 최고출력이 145마력이고 최대토크는 19.8㎏·m로, 수치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이를 보완해준다고 할 수 있는 것은 6단 수동모드와 운전대 변속 패들 기능을 제공하는 스포츠 CVT 변속기. CVT 자체에 대한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패들을 건드려 진입할 수 있는 수동모드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그 수동모드가 자동 시프트업을 배제한 적극적인 방식이라는 점 때문에 다이내믹한 느낌의 차를 선호 하는 이들에게도 어필 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 더 나은 동급 국산차의 4단 자동변속기와 비교하면 운전 질감 면에서는 랜서 쪽이 오히려 낫게 느껴진다.

일상적인 시내주행에서는 가속페달의 초기 반응이 예민하지 않아 발 놀림에 부담이 없고, 반대로 깊숙이 밟아줄 때는 그 정도에 따라 충실히 움직여주기 때문에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변속 시의 들썩임이 없는 매끄러운 주행감은 CVT의 장점을 잘 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속 주행시의 엔진회전수는 100㎞/h에서 2000vpm정도. 2010년형은 앞창에 차음 유리를 적용해 주행소음을 줄였다.

하체는 제법 단단한 느낌을 주지만 덩치에 비해 과대해 보이는 18인치 휠을 끼운 차치고는 승차감이 좋은 편이다. 충격을 유연하게 잘 받아주고, 코너링 때는 적당한 쏠림을 허용한다. 하체 느낌에 비해서는 엔진 힘이 부족하게 다가올 수 있겠다. 주행성능이나 하체특성은 외관처럼 모나지 않아 대중적으로 다가가기에 무리가 없다.

미쓰비시는 국내에 진출한 일본 대중 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중형차 모델을 갖고 있지 않다. 그만큼 랜서의 어깨는 무겁다. 2010년형 랜서는 좋은 조건을 갖고 새해를 시작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활약을 펼쳐주길 기대해본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