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수 칼럼]달아오른 `포스트 스마트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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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수 칼럼]달아오른 `포스트 스마트폰` 경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부터 애플 신제품 발표까지 지난 2주 간 세계 기술혁신이 숨 가쁘게 펼쳐졌다. 모바일결제, 웨어러블,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주제와 내용은 달라도 관통하는 것이 하나가 있다. 스마트폰 이후 기술 패권 다툼이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모바일결제 경쟁은 삼성과 구글이 본격 가세하면서 한층 달아올랐다. 전자상거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도 있지만 관심은 역시 애플-구글-삼성 싸움이다. 같은 듯 다른 전략이라 더 흥미롭다.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 진입 때처럼 애플과 맞붙어 입지를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뿐만 아니라 기존 마그네틱카드 결제를 수용하고, 애플이 건당 0.15%를 받는 수수료도 포기했다. 애플 약점을 파고들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뜻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폰 기반과 이동통신사를 활용하려 한다. 이통사를 통해 삼성 외 안드로이드폰 업체를 더 밀어줄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까지 애플페이 생태계를 넓혀 경쟁사 추격을 따돌릴 참이다.

웨어러블 경쟁도 본격화했다. 스마트워치, VR기기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스마트워치는 통화뿐만 아니라 모바일결제, 자동차 제어, 헬스케어까지 다양한 기능을 구현했다. 비로소 스마트폰과 독립한 기기로 거듭났다. 더욱이 스마트워치나 VR은 구글 글라스처럼 남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도 없어 보급에 거칠 게 없다.

물론 태블릿PC처럼 제한적인 시장 창출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효용성과 비즈니스 파급 효과가 태블릿PC를 훨씬 웃돈다. 태블릿PC는 효용성이 노트북, 스마트폰과 중첩됐으며, 출판을 비롯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 효과도 미흡했다. 스마트워치는 개인 삶과 밀접한 기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전혀 다른 가치와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

VR은 온라인→모바일→SNS로 옮겨간 콘텐츠 시장 판도에 새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이미 스마트폰에 적용된 증강현실(AR)과 아울러 콘텐츠 혁신을 이끌 것이다. 게임과 성인물 중심으로 VR 모바일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VR 기반 기업 콘텐츠 마케팅도 활발해질 것이다.

스마트폰 혁신이 바깥세상으로 나간 모양새다. 기술업체 영향력이 덜 미치는 영역이다. 아무리 혁신기술을 내놔도 금융사, 카드사, 이통사, 유통사, 콘텐츠사 외면을 받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IoT가 본격화하면 영역은 전방위로 넓어진다. 스마트폰이든, 웨어러블이든, VR이든, IoT든 현실 비즈니스와 연결해 새 가치를 창출할 혁신과 협력, 인수합병(M&A)이 가속화할 것이다.

기술업체 간 협력도 기술보다 비즈니스와 영향력 창출에 더 무게가 실린다. 개발자 네트워크보다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더 절실한 때다. 모바일결제 업체 간 합종연횡도 가능하다. 온라인결제 최강자인 페이팔이 그 한복판에 있다. 삼성페이가 빨리 치고나온다면 앙숙인 애플과 구글이 NFC 저변 확대에 공조할 가능성도 있다.

플랫폼 생태계는 한번 안착하면 무슨 수를 써도 깨기 어렵다. 애플을 제외한 기술업체들이 처절하게 배운 교훈이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다. 누가 한참 앞서가지도, 뒤처지지도 않았다. 기술업체간 주도권 선점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할 수밖에 없다.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 어떻게 손을 잡고 준비할 것인지 세계 기술산업과 융합산업 전체가 치열한 눈치싸움에 돌입했다.

신화수 논설실장 hs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