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사람 넘어설 AI '복합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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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은 거듭 발전하며 사람 지능을 넘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과거 1997년 IBM이 개발한 체스 전용 시스템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를 꺾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9년 뒤에는 더욱 많은 경우의 수를 자랑하는 바둑 반상에서도 기계가 인간을 이겼다. '알파고'가 최정상 바둑기사와 겨뤄 능력을 입증했다.

AI는 이미 개별 영역에서 사람을 넘어섰다. 체스나 바둑도 그렇지만, 현재 AI보다 정확하게 시각이나 청각 정보를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AI에도 한계점은 있다. 우위가 각 영역에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AI는 사람처럼 전체를 통찰하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시각지능 AI에게 청각 정보에 대한 분석을 기대할 수는 없다.

반면에 사람은 복합된 지능을 자랑한다. 심리학 석학인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사람이 다양한 능력을 복합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오감과 함께 언어와 수리 능력, 사회관계성, 예술성 등을 모두 활용해 높은 지능 수준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다중지능' 이론이다. AI가 사람을 넘어서기 위한 발전 지점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한계를 극복할 개념이 현재 정립 중에 있다. 바로 '복합지능(Integrated intelligence)'이다. 아직은 개념 정립 초기 단계지만, 이것이 실현된다면 이전과는 다른 AI 패러다임을 가져온다.

복합지능의 가장 큰 특징은 '복합 인지'에 있다. 그동안과 달리 시각이나 청각, 촉각과 같은 다양한 감각을 개별이 아닌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추론, 통찰력의 근간이 된다. 예를 들어 굉음이 발생한다면 청각만, 담당하는 AI는 전모를 알 수 없다. 여기에 시각 정보 분석이 더해진다면 굉음 발생 원인이 충돌인지, 폭발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더욱 발전한다면 상황에 따른 종합적인 추론을 도출하고, 높은 통찰력으로 사람에게 조언할 수 있는 AI가 탄생하게 된다.

물론 갈 길이 멀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난관이 데이터의 취급이다. AI는 정보 취합이 사람처럼 즉각 이뤄지지 않는다. 복합 추론이 가능하도록 정보를 통합하는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정보 양이 많아지면 허들은 더욱 높아진다.

보다 적은 인프라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또 강력한 컴퓨팅 파워도 문제 해결을 뒷받침할 수 있다. 고성능 컴퓨팅 기술이 더욱 발전돼야 한다. 양자컴퓨팅과 같은 차세대 기술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조금씩 복합지능 연구 착수 소식이 들리고 있다. 갓 태어난, 따끈따끈한 분야다 보니 많지는 않다. AI 분야 최고 권위 학회 'AAAI(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 AI 연구 20년 로드맵'를 발표했다. 여기서 세 가지 주요 연구 주제 가운데 하나로 복합지능을 꼽았다. 현재 미국 국가 주도로 연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복합지능에 주목하고 있다. ETRI는 지난해 기관 '역할과 책임(R&R)'을 수립하면서 복합지능 연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복합정보를 융합, 스스로 지식을 학습 및 확장하는 자율성장형 복합지능 연구'를 세부 목표로 내세웠다. 최신 발표한 'ETRI AI 실행전략'에도 복합지능 내용을 주요 목표로 담았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