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업계가 10일 개막한 지스타에서 전략게임들을 선보이면서 2012년을 향한 대장정에 나섰다. 부산 벡스코를 찾은 수많은 관람객들 역시 메이저 기업들의 대작들을 직접 시연하면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셧다운제 실시, 신작 출시 지연, 실적 악화 등 산업적으로 드리운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를 통해 게임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예고한 것이다.
기존 사업영업인 PC 온라인 서비스에서 탈피, 스마트폰·소셜게임까지 도전하면서 포트폴리오 전략의 다변화를 꾀한 것도 눈에 띈다.
넥슨, 엔씨소프트, 블리자드 등 국내외 대표 게임사들이 지스타에서 내년 게임시장을 공략할 최신작으로 새 판 짜기에 나섰다. 멀티플랫폼 공략, 대작 롤플레잉게임(RPG) 개발, 유명 콘솔게임의 온라인화, 방법은 달라도 세계진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는 같았다.
◇넥슨, 중국게임사와 합작 법인 설립 ‘동맹 강화’=넥슨은 중국 사업 강화를 천명했다. 넥슨은 이날 아시아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게임콘텐츠 수출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자사의 고유 IP를 iOS, 안드로이드,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는 한편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 시장인 중국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10일 넥슨은 중국 유명 온라인 게임사인 완미세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신설 법인의 이름은 엔지엘(NGL)이며, 대표는 조성원 현 넥슨 퍼블리싱 본부장이자 엔도어즈 대표가 맡았다. 양사는 완미세계의 성공적인 국내 시장 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중국 게임사들의 직접 진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합작법인 설립으로 상호 교류를 확대하고 추가 이익을 취하겠다는 ‘역발상’이다.
넥슨은 탄탄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멀티 플랫폼 사업도 대폭 늘렸다. ‘삼국지를 품다’는 범용 게임엔진인 유니티를 사용, PC 온라인은 물론이고 iOS, 안드로이드 서비스까지 고려 중이다. 페이스북용 소셜게임 ‘아틀란티카S’도 공개됐다. 임종균 넥슨 모바일 대표는 북미와 유럽에서 성과를 얻은 ‘컴뱃암즈’는 언리얼엔진으로 개발해 스마트폰용 게임으로 내놓는다고 전했다.
최근 넥슨의 지분 인수로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된 JCE도 지스타에 참여했다. 송인수 JCE 대표는 지스타 현장에서 “11일부터 자사의 대표 게임인 ‘프리스타일2’의 공개서비스를 시작한다”면서 “20일 시행되는 셧다운제도 개발 초기부터 검토해 적용에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전작인 프리스타일의 개발을 주도했으며, 후속작인 프리스타일2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블리자드 실적 악화, 지스타가 ‘모멘텀’=국내외 게임시장을 대표하는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도 대형 후속작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양 사는 지스타 현장에서 한글화된 게임을 최초로 공개했다. 관람객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정확한 타깃을 설정하고, 구체적 마케팅 계획을 세운다는 전략이다.
블리자드는 이날 ‘스타크래프트2’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확장팩, ‘블리자드 도타’ 등을 내놨다. 9일(미국 현지시각) 기준 실적발표를 진행한 블리자드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약 80만명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유료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매출 축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는 지스타 2011를 기점으로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영향력을 다시 강화할 계획이다.
백영재 블리자드코리아 대표는 지스타가 국제적 게임전시회로 성장한 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백 대표는 “지스타가 E3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블리자드는 지난달 블리즈컨에서 공개했던 게임을 모두 지스타에 내놓았고 이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최초로 선보인다”고 말했다.
◇게임포털 3사 대작 게임 위주로 ‘재정비’=한게임, 넷마블, 피망 등 국내 게임포털을 대표하는 3사는 하반기 겨울방학 시장을 염두한 대작 위주로 퍼블리싱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라는 전문 영역을 강화하면서 각각 스포츠게임, 대작게임, 액션게임 등 공동개발이나 내부 개발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신작을 통해 종합 게임사로 도전장을 내놨다. NHN 한게임은 ‘위닝일레븐 온라인’을 중심으로 대형 체험 부스를 통해 선보였고, CJ E&M 넷마블은 ‘리프트’ ‘S2’ ‘마계촌 온라인’ 등 가장 많은 신작을 내놔 주목을 받았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달 말 공개서비스를 앞둔 ‘디젤’을 통해 FPS게임 전문 퍼블리셔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엠게임은 열혈강호2를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는 “열혈강호2와 워베인 등 게임을 앞세워 중국 대만 태국 등 해외 사업도 강화할 것”이라면서 “성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내년에는 큰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10일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시작한 지스타에는 모철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허남식 부산시 시장, 허원제 한나라당 국회의원 등이 직접 B2C 전시부스를 돌면서 게임 산업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원장과 최관호 게임산업협회장,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정욱 NHN 한게임 대표대행 등이 자리를 같이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