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안정기가 LED 조명 보급 발목?

형광등 안정기 품질 문제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보급 활성화를 위한 숙제로 떠올랐다. 형광등 안정기 중 불량 제품이 많아 안정기 호환형 LED 조명으로 대체 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안정기 호환형 제품은 별도 설비 공사 없이 형광등 대신 설치할 수 있는 조명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물에 설치된 형광등 안정기 상당수가 불량 제품이다. 일부 중국 업체들이 저가·저품질 제품을 개발, 국내 시장에 보급했기 때문이다. 안정기는 갑작스러운 과전류로 인한 형광등 손상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는 불량 안정기가 적용된 등기구에 형광등 대신 안정기 호환형 LED 조명을 설치하면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LED 조명과 형광등이 서로 구동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LED 조명으로 교체하면 형광등에서 불거지지 않았던 안정기 불량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형광등은 방전을 통해 만들어진 자외선이 형광 물질을 자극해 발광하는 반면, LED는 전기 에너지가 직접 빛으로 변환되는 원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형광등과 LED는 구조가 아예 다르기 때문에 안정기가 불량이 아니더라도 호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LED 조명에는 전용 안정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표준원은 미리 문제를 인지하고 안전 인증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불량 안정기로 인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만큼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은 품질이 낮은 안정기에도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이 많지 않아 인증을 신청한 업체는 지금까지 5곳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기표원 관계자는 “LED 조명은 전류를 안정화 하는 컨트롤러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형광등보다 안정기 호환성이 높다”며 “안전성 조사를 수차례 거쳐 기준을 만들었기 때문에 업계가 우려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