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스타트업 창업 활성화하자

[ET단상]스타트업 창업 활성화하자

지난해 말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인터넷 스타트업 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영국 런던 임페리얼대학 비즈니스스쿨에서 열린 한영 창조경제포럼 이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연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스타트업을 적극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타트업이 생존하기엔 아직도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 스탠퍼드대 공학박사 과정을 수학하는 지인이 있다. 유능한 인재이니 한국에 들어와 벤처기업을 시작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는 말에,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한국에서 벤처기업을 시작할 바에는 차라리 중국에서 시작하겠다는 말에서 왠지 모를 씁쓸함까지 느껴졌다.

리서치업체에 따르면 ‘교수님이 중소기업을 추천한다면 취업을 포기하겠다’고 답한 학생이 24%에 달했고, 4학년과 남성은 각각 28%에 이를 정도로 중소기업 취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학생이 취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높은 임금과 안정성이며, 안정성이 바로 창업을 회피하는 요인이라 볼 수 있다.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의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자금 조달이 곤란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3.6%로 월등히 높았다. 환경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때일수록 투자, 펀딩, M&A 등과 같은 자본 흐름이 원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투자는 원활하지 않은 반면에 정부 규제는 늘어 스타트업 생존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최근 정부의 ‘게임규제 특별법’을 들 수 있다. 모바일 콘텐츠 매출 대부분은 게임에서 나온다. 다른 장르에 비해 지역색 영향이 적어 수출에도 용이한 효자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육성해야 할 산업이지만 셧다운제, 쿨링 오프제 등 각종 규제가 난무한다.

고질적인 대기업 하도급 구조도 해결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21%는 납품 단가 인하를, 4%는 원가 산정 상충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는 대기업 외주 비용을 산정할 때 한국 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지정한 개발기간을 기반으로 노임 단가를 짜야 한다. 얼마 전에 이 제도가 폐지됐지만 대체할 만한 시스템이 없어 대기업에선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SW 비용을 산정할 때, 해외와 같이 라이선스와 초기 개발비(NRE:Non-Recurring Engineering)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도급을 통해 ‘병’이나 ‘정’으로 가더라도 기업 고유 라이선스를 인정해 주고 기업 스스로 인정받을 만한 기술력을 만들어가야 한다.

나도 어렵지만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건강한 생각과 아이디어로 금융 플랫폼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스마트 금융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보급하는 것을 넘어 세계 최초로 스마트 금융서비스를 도입해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글로벌 금융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스타트업으로서 어려움이 많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스타트업을 적극 양성해야 한다. 대기업일수록 의사 결정은 오래 걸리고 혁신은 어렵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가치에 도전하고 일자리 창출과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유리하다. 업계와 정부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중시하는 창조경제 중심에는 스타트업이 있다. 정부는 새롭게 시작된 벤처활성화를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얼마든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창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중소·벤처기업이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들을 갖고, 부딪치고 때로는 넘어져가면서 크게 성장해야 한다.

박상권 페이뱅크 대표 skpark11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