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초음파로 종양 제거’…알피니언, 국내 최초 ‘초음파 치료기’ 개발

초음파를 이용해 자궁근종이나 암세포 등 종양을 제거하는 첨단 의료기기가 개발됐다. 이 초음파 치료기는 난이도가 높아 세계적으로도 상용화가 힘든 분야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음파 치료기가 세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이하 알피니언)은 초음파 치료기를 개발하고 최종 임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고석빈 알피니언 대표는 “초음파 치료기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음파 치료기의 핵심은 ‘하이푸(HIFU)’ 기술에 있다. 이 기술은 고강도의 초음파를 방사해 초점에서 발생하는 고열로 종양을 태워서 제거하는 것이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불을 지피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절개를 하지 않고 신체 내부에 있는 종양에 바로 시술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상처나 출혈이 발생하지 않아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 같은 가능성에 세계 20여개 기업들이 초음파 치료기 개발에 뛰어 들었지만 지금까지 필립스나 GE 등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손에 꼽힌다. 국내 초음파 치료 기술을 연구, 개발한 것도 알피니언이 처음이다. 그 기술적 가치가 높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지난 6년 동안 지원을 했다.

고 대표는 “설립 초기부터 초음파 진단기 뿐 아니라 초음파 치료기 개발에 집중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임상시험 결과가 좋게 나타나 큰 변수가 없는 한 연말이나 내년 초에 치료기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설립된 알피니언은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의료기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창업 후 첫 초음파 진단기를 내놓기까지 4년이 걸렸지만 출시 첫해인 2011년 매출 101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425억원까지 뛰어 올랐다. 특히 지난해는 처음으로 영업 흑자를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피니언은 지난 2008년 일진그룹이 인수했다.

“초음파 전문 기업으로서 알피니언의 역량을 다시 확인시켜 줄 것입니다.”

고석빈 대표는 초음파 치료기가 회사를 또 한 번 도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한, 세계적으로도 개발이 어려운 의료기기인 만큼 성장을 자신했다.

고 대표는 “경쟁력 있는 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한 것 외에도 경쟁사 대비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며 “이동이 가능토록 만든 것도 우리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말했다.

제품은 먼저 자궁근종 치료 용도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췌장암·유방암·간암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그는 “임직원의 50%가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된 조직구조와 의사결정이 빠른 조직 문화가 우리의 강점”이라며 “초음파 진단기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초음파 치료기 분야에서는 선두에서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