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컴퓨터박물관 오픈 1년, 11만명이 찾은 컴퓨터 문화의 메카

제주에서 컴퓨터와 게임을 다룬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꽤 비싼 입장료지만 매일 약 300명의 관람객 몰이를 하며 입소문을 탔다. 무엇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추억의 게임을 하며 컴퓨터 문화를 공유하는 점이 이색적이다.

제주도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이 융합형 체험 프로그램 HAT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도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이 융합형 체험 프로그램 HAT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27일 개관 1주년을 맞은 넥슨컴퓨터박물관에 누적 11만명이 방문했다. 아시아 최초의 컴퓨터박물관이자 관광 중심의 제주도에서 직접 보고 체험하며 남녀노소 IT 역사를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 새로운 시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제주 내 유료 박물관 중 ‘뮤지엄몸’이나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등에 비해 아직 관람객수는 적지만 단순 박물관을 넘어 지역 어린이를 위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새로운 시도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기 있는 전시는 추억의 게임이다. 어릴적 즐기던 오락실 게임부터 최신 미래 게임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지하에 위치한 특별전시실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아케이드게임을 해볼 수 있어 인기가 상당하다. ‘제주에 가면 옛날 오락실 게임을 해볼 수 있다’는 입소문 효과가 쏠쏠하다.

초창기 컴퓨터와 컴퓨터 문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개관 후 개인이 보유한 컴퓨터, 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기증하는 사례가 많았다. IT 업계 전문가와 일반인의 참여로 1년 만에 1500여점 전시품을 추가 확보해 현재 5500여점으로 늘었다. 하루 평균 4명이 자발적으로 물품을 기증한 셈이다.

이찬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초기 개발 시 디자인한 한글 서체 원본을 직접 들고 와 기증했다. 게임 개발사 KOG 이종원 대표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의 공식적인 첫 기증자로 창업 당시 사용했던 유닉스 워크스테이션 실리콘그래픽스 ‘O2’를 기증했다. 전사 워크숍 기간 동안 박물관을 방문해 박사 논문으로 제출한 물리 엔진을 직접 워크스테이션에서 구동시켜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한 번 구경하고 끝나는 박물관이 아닌 자주 찾아가서 놀며 공부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점도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특히 제주 지역 어린이를 미래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의 장으로 사용 중이다. 예술·과학·철학을 융합한 역할을 경험하고 디지털과 예술적 사고를 접목했을 때 구체적으로 삶의 방식이 달라지는 모습을 알아보는 체험 프로그램 ‘HAT’와 제주 지역 어린이들이 문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NCM어린이자문단’은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 손으로 만지고 흔들면서 게임할 수 있는 큐브인 ‘시프티오 큐브스’, 컴퓨터로 움직임을 설계·조종할 수 있는 레고 로봇 ‘레고 마인드스톰’, 쉽게 3D 액션게임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 ‘코듀’는 인기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장은 “‘바람의나라’ 복원 연구에 성공하고 전시 관람을 위한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를 하며 관람객과 직접 소통한 의미있는 1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사회교육기관의 역할을 다하고 국내외 더 많은 기관, 전문가, 관람객과 교류해 더 전문적인 박물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