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홈,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구현

삼성 스마트 가전제품이 북미에서 상용화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모니터링 및 제어가 가능해졌다. 삼성만의 플랫폼(삼성 스마트홈)이 아닌 IoT 범용 플랫폼(허브)으로 제어가 가능해졌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구글·애플 등 IoT 주도권을 놓고 싸우고 있는 경쟁사들이 아직 구현하지 못한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이 서비스를 가전제품 마케팅에 활용하는 한편 IoT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타사 제품·기기와의 연계에도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냉장고 ·세탁기·에어컨·로봇청소기 등 삼성 생활가전제품 모니터링 및 제어를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 가전제품 제어는 삼성 전용 앱으로만 가능했다. 스마트싱스는 기기 간 연결을 위한 게이트웨이로 기존 댁내 모니터링 기능과 함께 삼성 가전제품 제어가 가능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스마트싱스를 2억달러(업계 추정)에 인수했다.

스마트싱스로는 삼성 에어컨·세탁기·로봇청소기의 원격 제어는 물론이고 냉장고가 열렸을 때 ‘알림’ 등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청소기에 장착된 카메라와 마이크를 활용, 외부 침입자가 있을 때 영상으로 확인하는 보안 기능도 채택할 계획이다.

이번 서비스 구현은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해온 스마트홈 서비스를 IoT 플랫폼에 결합했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TV를 포함, 다른 생활가전제품과 웨어러블기기의 접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스마트싱스가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동종업계를 포함 다른 제품군에도 적극 오픈해 적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는 지난 9월 IFA 2014 ‘미래 홈(스마트홈)의 구현’ 기조강연에서 삼성 스마트홈은 오픈 플랫폼 기반으로 구현한다는 비전 소개와 함께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인텔·델·시스코 등과 IoT 모임인 오픈인터커넥트컨소시엄(OIC)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다. 또 구글 주도로 실리콘랩스·프리스케일·ARM 등이 참여하는 IoT 컨소시엄 ‘스레드(Thread) 그룹’에도 발을 담고 있다.

이번 삼성의 가전제품 제어 시도는 구글·애플 등 IoT 시장에서 경쟁구도에 있는 다른 업체에도 상당한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연초 자동 온도조절장치 업체인 네스트를 32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 6월과 10월 인터넷 카메라업체 ‘드롭캠’과 스마트홈 플랫폼업체 ‘리볼브’를 인수하는 등 IoT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도 최근 홈키트 플랫폼을 공개하고 드론·전구·도어록 등을 제어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시도는 IoT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BI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9년까지 인터넷에 연결되는 가정 내 기기 수는 매년 평균 67% 증가해 2019년에는 18억개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기에는 스마트생활가전, 스마트 조명, 보안시스템, 에너지 장비 등이 포함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