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카드 구조조정... 美 모바일 결제 시장, 3강구도 되나

미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 소프트카드(Softcard)가 전 직원의 최대 30%를 구조조정한다. 이에 따라 미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페이팔, 구글 월렛, 애플페이의 3강 구도가 예상된다.

소프트카드(전 ISIS)가 비용 절감과 사업 강화를 위해 전체 직원 중 30%를 차지하는 60여명의 직원들을 구조조정한다고 12일 폰아레나가 보도했다. 소프트카드는 미국 통신사 AT&T, T-모바일(T-Mobile), 버라이즌 등 총 3개사가 합작해 세웠다. 베리폰과 협력해 지난 2013년부터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회사 측은 “이번 구조조정에는 달라스와 뉴욕 지점을 통합하고 회사의 조직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폰아레나는 소프트카드가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와 함께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선보이면서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애플페이는 초기 월그린·나이키·아메리칸이글 등 미국 전역 22만개 상점과 가맹 계약을 맺은데 이어 쇼핑·주차·렌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당초 애플페이는 아이폰6, 6플러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미국 전체 모바일 결제 금액의 1%가 애플페이를 통해 지급됐다. 구글 월렛은 서비스 시작 3년 만에 미국 총 모바일 결제 유통액의 4%를 차지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시장 조사 업체 ITG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애플페이 사용자는 평균 일주일에 1.4번 애플페이를 사용했고, 거래 고객 중 약 66%가 이 서비스를 재이용했다.

소프트카드는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등 다른 플랫폼 시장에선 페이팔과 구글 월렛에 밀렸다.

페이팔은 지난해 11월 미국 전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유통액 기준 78%를 점유하며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페이팔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텐페이 등 중국 정보통신(IT) 업체들이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 이베이에서 분사할 계획이다. 다른 업체들과 달리 NFC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현재 블루투스 기반 ‘페이팔 비콘’을 개발 중이라 이용 편의성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지난 2011년 출시한 ‘구글 월렛’도 지난 2013년 이메일 기반의 송금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월마트, 베스트바이, 세븐일레븐 등 미국 14개 주요 유통 업체들이 합작 컨소시엄 머천트커스터머익스체인지(MCX)를 통해 자체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앱) ‘커런트C(CurrentC)’를 개발, 올해 미 전역에 도입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서비스 개시와 함께 NFC 기반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MCX가 지난 2012년 설립된 후 이제야 서비스를 시작하는데다 지난해 10월 말 데이터 유출 논란을 겪는 등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커런트C는 추가 하드웨어가 필요 없는 순수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디지털 QR코드를 사용한다.

시장 조사 업체 포레스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지난해 520억달러에서 오는 2019년 142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