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웹 `4chan` 설립자 `moot` 물러난다... "익명 웹사이트 수요는 계속될 것"

미국 인터넷 문화를 주도한 ‘4챈(4chan)’의 설립자 ‘moot’가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4챈의 설립자 크리스토퍼 풀(Christopher Poole)이 은퇴한다고 22일 리드라이트는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풀은 15세였던 지난 2003년 사이트를 개설하고 지금까지 운영해왔다. 지난 2008년 타임지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에 오르기도 했으며 본명보다 닉네임인 ‘moot’로 더 잘 알려져있다.

풀은 인터뷰를 통해 “4챈을 더욱 민주적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역량이 부족했다”며 “여러 논란이 많았고 때로는 힘들기도 했지만 이 사이트를 개설하고 운영한 것은 내게 큰 축복이었다”고 밝혔다. 외신은 그가 사이트를 이용하는 익명의 유저들이 벌인 일들을 공식적으로 대변해야하는 압박에 시달렸다고 분석했다.

4챈은 애니메이션이나 TV프로그램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로 출발해 미국 인터넷 문화를 이끌었다. ‘LOL(laughing out loud, 크게 웃는다는 뜻)’, ‘Rickrolling(낚시글)’ 등 여러 인터넷 신조어를 만들어내 주목받았다.

유명 할리우드 연예인들의 누드 사진 유출, 테러 및 범행 예고 등 사건사고에 휘말리기도 했다. 대형 해커 집단인 어나니머스도 4챈에서 시작됐다. 일본의 ‘2ch’나 우리나라의 ‘DC인사이드’ 등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처럼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웹사이트의 익명성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지만 4챈은 익명 정책을 유지해왔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커뮤니티 사이트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풀은 “SNS은 공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해 자유로운 소통을 가로막을 것”이라며 “익명 웹 커뮤니티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