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국내와 해외 인터넷뱅킹 무엇이 다른가

[이슈분석]국내와 해외 인터넷뱅킹 무엇이 다른가

많은 사람들은 왜 국내 인터넷 뱅킹 서비스가 해외처럼 간편화될 수 없는지에 의문을 표한다. 해외 주요국과 인터넷 뱅킹 이용 환경, 거래 절차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는 고객 PC에 기술적인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실시간 자금 거래에 초점을 맞춰 발전한 반면에 해외는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과 거래 절차상 리스크 관리로 인터넷 뱅킹을 운영한다.

금융보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에서 은행 계좌개설에는 통상 1~2주가 소요된다. 지점을 찾아가 단 몇 분 안에 계좌를 개설하고 바로 인터넷 뱅킹이 가능한 국내와 다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대면확인 신청절차를 거쳐 인터넷 뱅킹에 필요한 정보 등이 이용자에게 우편물로 배송된다.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기까지 1~2주가 소요된다. 신원확인도 신분증뿐만 아니라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전기료나 가스비 고지서, 납세증명서 등을 추가로 확인한다.

해외에서 국내와 같이 고객 PC에 보안 솔루션을 강요하지 않는 데는 입금계좌 사전지정제도 영향을 끼친다. 해외에서는 타행이체 시 수신자 정보를 사전에 금융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하는 입금계좌 사전지정제를 운영한다. 등록한 계좌로만 이체를 허용해 해커가 만든 대포통장 등으로 불법 인출되는 것을 막는다.

미국은 타행이체 이전에 직불카드번호, CVC 등을 사용해 수신자 이름, 은행명, 계좌번호, 수신은행주소 등을 홈페이지에 등록하게 한다. 일부 금융회사는 지점을 방문해야만 수신계좌를 지정하게 할 정도다. 영국, 일본, 싱가포르도 타행이체 시 수신계좌와 수신은행 주소를 사전에 등록한다. 입금계좌 사전지정제는 해커 계좌로 자금이 이체되는 것을 일정 부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 전자자금이체는 특별한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자행은 물론이고 타행이체가 가능하다. 미국은 자행이체는 실시간이지만 타행이체는 1~3일이 소요된다. 일부 금융회사는 타행이체 서비스를 하지 않을 정도다. 독일은 자행, 타행에 모두 2~3일이 걸리며, 일본도 자행이체는 평일 19시 전, 타행이체는 평일 15시 전에 이체한 때에 한해 당일 이체가 가능하다. 그 외 시간이나 공휴일에는 다음 영업일에 이체가 완료된다.

해외 전자금융거래 이용환경은 고객 PC에 보안 솔루션을 설치해 기술적으로 사고를 방지하려는 국내와 달리 절차적으로 거래가 복잡한 형태다. 실시간 이체가 안 돼 고객과 금융회사가 사고 발생을 인지한 후 거래취소와 지급중단 등 조치를 취할 시간이 있다. 계좌개설에도 약 2주의 기간이 소요돼 해커에 의한 대포통장 개설도 어렵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