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K-ICT전략으로 위기론 돌파해야

지난해 ICT 산업 위기론이 대두됐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과 중국 기업 고속 성장 때문이다.

실제로 ICT 산업은 성장세가 둔화됐다. 반면에 중국 약진과 더불어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ICT 기업은 M&A 확대 등 개방형 혁신으로 핵심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들이 ICT 융합산업 시장으로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ET단상]K-ICT전략으로 위기론 돌파해야

ICT 산업과 다른 산업 간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ICT 산업은 전 영역에 걸쳐 파괴적 혁신을 촉진하는 촉매제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 기회 모멘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창조경제 핵심 축으로 ICT 산업에 주목했다. 혁신적 가치 창출 기회로 적극 활용해 신산업 창출과 함께 더 강한 선도산업으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목표도 뚜렷하다. 오는 2020년께 8% 성장, 생산 240조원, 수출 210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K-ICT 전략’을 수립, 발표했다.

K-ICT 전략은 우리 ICT 산업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 체질개선, 대규모 투자확대와 규제개혁, 차별화된 해외진출 전략과 국제협력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한 글로벌 협력강화라는 ‘혁신의 틀’로 짜여 있다.

한 틀은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3대 선도 품목의 일등 산업화 굳히기다. 다른 틀은 SW, IoT, 정보보안, 5G, UHD, 스마트디바이스, 디지털콘텐츠, 빅데이터 등 9대 전략산업 집중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또 교통, 관광, 에너지, 의료, 도시, 교통 등 6대 융합산업 활성화를 다른 한 축으로 구성했다.

이 전략의 성공은 세부전략이 얼마만큼 유기적으로 잘 연계돼 시너지를 창출하는지에 달렸다.

바퀴가 사각인 수레에 짐을 잔뜩 싣고, 건장한 사람이 앞에서 당기고 여러 사람이 뒤에서 미는 스콧 짐머만의 ‘사각 바퀴 수레(The Square Wheels)’를 한번 상상해 보자.

해결방법은 사각 바퀴를 둥근 바퀴로, 앞에서 당기는 사람을 강건한 말로 각각 교체하면 된다. 하지만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둥근 바퀴나 말을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황이면 차선책을 고려해야 한다.

작금의 우리 ICT 산업도 이와 유사한 모습이다.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전략과 정책 추진에도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K-ICT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성급하게 둥근 바퀴나 말을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사각바퀴는 8각, 16각, 32각으로 두들겨 둥근 모양에 가깝게 바꾸고, 수레 앞뒤 사람을 교대하며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앞에서 당기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아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해결하고자 할 것이 아니라 지혜를 모아 차근차근 방법을 강구해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개선과정에서 주변 환경변화로 인해 원하는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K-ICT 전략 결실로 이어질 융합산업은 기반이 되는 전략산업 뒷받침이 필요하고 탈추격형으로 선도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K-ICT 전략 이행은 정부가 주도할 것이 아니라 민간이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 선제적으로 제도개선을 해주고 적기에 산업진흥을 지원해야 한다.

사각바퀴 수레에서 앞뒤 역할을 바꾸고 바퀴를 단계적으로 하나씩 둥글게 바꾸는 시도를 하자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다시 시작하자.

이상홍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센터장, shlee0813@iitp.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