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손바닥 안의 검색 전쟁 스타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전쟁을 시작했다. 바로 모바일 검색 전쟁이다. 볼펜 반 자루 크기에 불과한 작은 창을 둘러싼 격돌이 본격화됐다.

모바일 검색은 PC와는 환경이 다르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PC에선 A4용지 1장 크기 안에서 검색 결과를 보여줬다면 모바일 검색은 그보다 5분의 1 크기에 불과한 스마트폰 화면에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이른바 ‘손바닥’ 안에 검색 결과가 나온다. 사용자 검색 이용 패턴도 달라졌다. 스마트폰에서 사용자는 웹을 관문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용할 앱을 내려 받아 이용하는 개별 앱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웹 사용 비중이 PC 대비 줄었지만 사용자 검색은 되레 PC보다 늘었다. 다만 검색 질의 사항이 달라졌다. 날씨, 영화, 레시피, 맛집 등 개인화된 질의가 늘었다. 양사 전략도 다르다. 네이버가 기존 검색 노하우를 앞세워 모바일 시장을 파고드는 반면에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지 등 모바일 서비스 강점을 앞세운다.

[이슈분석]손바닥 안의 검색 전쟁 스타트

◇전통적 검색 강자 vs 모바일 강자

양사 경쟁은 전통적인 검색강자와 모바일 서비스 강자 간 싸움이다. 네이버는 풍부한 콘텐츠와 검색 노하우를 장점으로 갖췄다. PC 인터넷 시절부터 쌓아온 풍부한 콘텐츠와 검색 노하우가 강점이다. PC시절 네이버는 궁금중을 해소하는 길로 통했다. 하루 1800만명이 방문하는 검색 점유율 1위 업체다. 지식인, 블로그, 카페, 백과사전, 뉴스, 어학사전 등 모든 콘텐츠를 아우르며 모든 정보를 전달하는 ‘관문’ 역할을 했다.

모바일에서도 네이버 검색 점유율은 여전히 막강하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4월 모바일 검색 질의(쿼리) 점유율에서 네이버는 73%로 압도적이다. 구글(14.3%)이나 다음카카오(12.3%)와 상당한 격차다. 탄탄한 검색 알고리즘을 갖췄기 때문이다. 네이버 검색은 개별 데이터베이스(DB)에서 추출한 답변이나 단순한 관계를 답하는 것을 넘어 입체적인 관계정보까지 제공한다. 10여년간 자체적으로 개발한 검색과 언어처리기술이 진화한 결과다.

모바일에서도 강력한 검색기술을 앞세워 시장 장악에 나섰다. 관심사를 찾는 태그검색을 비롯해 댓글과 쇼핑검색까지 가능하다. 최근에는 실시간 반응시스템(ReACT), 실시간 이벤트 탐색(RED), 네이버문맥지식플러스(NCKP) 등 검색기술을 차근차근 모바일에 적용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반응을 보이는 특정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결과를 보여주고 관심사를 분석해 예측해주는 시스템이다. 네이버에 묻지 않아도 답을 해주는 개인 맞춤형 검색 서비스가 목표다. 방대한 콘텐츠도 강점이다. 다른 포털 검색 창을 이용해 질의해도 네이버가 가진 정보가 노출될 정도다.

반면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강점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3700만명에 달하는 월간 사용자(MAU)를 확보한 ‘카카오톡’이 중심에 있다. 최근 내놓은 ‘카카오톡 샵검색’은 다음카카오 검색 전략 핵심이다. 카카오톡 채팅창에 추가된 카카오톡 샵검색은 채팅 중에 간단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카드 형식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줘 버스나 지하철 등 간단한 검색을 하고 이를 공유하기에 유용하다. 친구와 채팅을 하다가 강남역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면 보고 싶은 영화나 영화관 장소 등에 검색해 공유할 수 있다. 사용자를 카카오톡 내에 더 오래 잡아두기 위한 전략이다.

다음카카오는 샵검색 외에도 카카오검색을 선보여 자사 웹과 앱에 적용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자주 찾는 빈도에 따라 맞춤형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검색 기술이다.

◇쇼핑 생태계 vs 생활 밀착형 서비스

양사 모바일에 적합한 검색을 내놓고 있지만 지향점은 다르다. 네이버가 ‘쇼핑’을 최종 목적지로 정한 반면 다음카카오는 ‘온·오프라인간연결(O2O)’을 목표로 내걸었다.

네이버가 바라보는 시장은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소핑 영역이다. 사용자가 네이버 안에서 원하는 쇼핑 상품을 찾고 골라, 결제하고 배송까지 끊김 없이 연결하는 게 목적이다. 네이버가 최근 지불결제를 네이버 페이로 통합한 것도 이 일환이다. 관심사 기반 태그 검색이나 지역 검색 강화도 이 같은 목적에 부응한다. 검색도 소비자와 상품을 연결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 네이버 아이디 하나만 입력해두면 자신이 원하는 쇼핑정보나 관심정보를 예측해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네이버가 쇼핑을 강조하는 것은 모바일 쇼핑 규모가 1분기 만해도 5조원으로 성장할 만큼 부쩍 규모가 늘기 때문이다. 작년 1분기 대비 79.2%나 성장했다. 여기에 PC와 모바일로 연결되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연결하면 거대한 전자상거래 생태계가 나올 수 있다. 네이버로선 검색 강점을 앞세워 모바일과 PC,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전자상거래 생태계 축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석이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비즈니스에 검색을 사용자 활동성을 높이는 데 지렛대로 활용할 전망이다. PC 검색이 한 자리에 앉아서 큰 화면으로 정보를 얻는 검색이라면 모바일 검색은 버스나 지하철,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순간 같은 이동 중에 작은 화면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공유하기 위한 검색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동영상, 웹툰 콘텐츠 소비와 지인간 연결, 쇼핑, 금융, 출퇴근 등 생활 곳곳을 모바일로 연결하는 데 검색이 유용한 도구 역할을 함으로써 수익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늘어난 검색 광고 역시 양사 모두에게 중요한 수익원으로서 매력적이다. 모바일에서 검색 질의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맞춰 사업을 노출하려는 요구가 여전히 강하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