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파 치료기, 의료 진입장벽 뚫었다`…알피니언, 병원에 첫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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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초음파 치료기가 병원에 잇단 공급되면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국산 의료기기 기술이 인정받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대표 고석빈)은 16일 화성 동탄제일병원과 일산 허유재병원에 자궁근종 초음파 치료기 ‘알피우스900’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동탄제일병원과 허유재병원은 다양한 여성질환을 치료하는 여성 전문병원으로, 이번 제품 도입을 통해 일반 여성 30% 정도가 앓고 있는 자궁근종 치료에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박정원 일산 허유재병원 진료과장이 알피니언의 초음파 치료기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박정원 일산 허유재병원 진료과장이 알피니언의 초음파 치료기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알피우스900은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된 초음파 치료기다.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를 활용, 자궁근종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

HIFU는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는 것과 같이 초음파를 환부에 집중시켜 종양을 태워 없애는 시술법이다. 절개를 하지 않아 상처나 출혈이 없다.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부작용이 적어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가능성에 주목한 세계 20여개 기업이 HIFU 치료기 개발에 뛰어 들었지만 지금까지 필립스나 GE 등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손에 꼽힌다.

알피니언은 창업 초기부터 초음파 치료 기술을 연구했다. 기술 가치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개발을 지원 받았으며, 지난해 제품을 최종 완성했다.

국산 초음파 치료기가 실제 병원에 공급된 사례로, GE·필립스·지멘스 등이 주도하고 있는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진단 영역에 머무르던 국산 의료기기 기술 수준을 치료 분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알피니언은 하반기 유럽 CE인증을 완료하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독점 유통 계약을 제안받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고석빈 알피니언 대표는 “병원 공급으로 알피니언 기술력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신뢰성과 인지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