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신흥국 환율 급등…원유 등 원자재가 기록적 급락세

[이슈분석]신흥국 환율 급등…원유 등 원자재가 기록적 급락세

중국발 위기론에 신흥국 통화가치도 기록적 수준으로 하락했다. 원유 등 원자재가격도 중국 경기침체 우려로 급락해 바닥권을 헤맸다.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 선을 넘어서는 등 2010년 7월 이후 5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남북 고위급회담이 결실을 본 25일에는 급락해 1190원대 중반에 머물렀다.

원화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수출기업에는 호재지만 위안화도 비슷한 처지여서 미국 시장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해가고 있는 우리나라와 중국 관계를 고려한다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신흥국 환율이다. 미국 금리인상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강한 달러가 유지되면서 신흥국서 이탈하기 시작한 외국인 영향으로 환율이 치솟고 있다. 일부 국가는 디폴트가 우려된다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러시아는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이 70.9루블(약 1204원)로 마감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루블화 환율이 36루블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1년 만에 갑절 가까이 뛴 셈이다. 러시아 환율이 요동치는 것은 주요 수출품인 원유가 중국 수요에 크게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상황도 마찬가지다. 루피아화 가치는 올해 12.5% 떨어져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증시도 20% 이상 하락했다.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중국 경기 둔화로 석탄, 광물, 팜유 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남미 국가 가운데는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지난해 23%, 콜롬비아 페소화는 60%, 브라질 레알화는 36%씩 떨어졌다.

원자재 수출국인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질랜드 달러 가치는 8.3% 하락하면서 1985년 12월 이후 30여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국제 유가는 6년 반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4일(현지시간)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21달러(5.5%) 떨어진 배럴당 38.24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말 100달러 선에서 올해 4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최근 공급 과잉 우려에 중국 경제 불안까지 겹치면서 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선도 지켜내지 못했다. 중국은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이다.

원자재 가격도 급락했다. 산업 수요 잣대로 평가받는 구리 가격이 6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런던 비철금속거래소에서 3개월물 구리는 3% 떨어진 톤당 4903달러에 거래돼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22가지 원자재 바스켓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3% 떨어진 85.1752로 1999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저였다.

<8월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 변화 (단위=달러)>


8월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 변화 (단위=달러)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