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시럽 오더 1주년…선주문 앱시장 경쟁 본격화

# 주말 명동 한복판 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 매장에 줄 선 사람으로 만원이다. A씨는 줄도 안 선 채 사람 사이를 비집고 점원에 스마트폰을 쑥 내민다. 그리고 커피 한잔을 유유히 들고 자리에 않아 한가롭게 마신다.

SK플래닛의 모바일 전자지갑 시럽을 이용해 전국 KFC 매장에서 O2O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SK플래닛 자료>
SK플래닛의 모바일 전자지갑 시럽을 이용해 전국 KFC 매장에서 O2O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SK플래닛 자료>

# 늦은 저녁 B씨는 시장기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을 잡았다. 그는 통닭집에 주문을 넣고 몇분 후 픽업 알림을 받았다. B씨는 통닭집에서 주문을 기다리는 사람을 피해 점원에게 스마트폰을 보이고 갓 구운 바삭한 통닭을 받았다.

스마트폰 선주문 결제 앱이 등장하면서 생겨난 변화다. 배달 앱 시장에 이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외식산업 접점으로 주문 서비스 앱 경쟁이 달아올랐다.

가장 먼저 선 보인 곳은 SK플래닛이다.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시럽 오더는 1주년을 맞는다. 사용자 주변 500m 또는 지역별 원하는 카페를 검색해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한 후, 픽업 알림이 오면 매장에서 줄 서지 않고 빠르게 식음료를 수령할 수 있다. 10만명이 넘는 사용하는 앱으로 성장했다. 내달 초에는 제휴 매장도 4000여곳으로 늘어난다. 서울 경기 700여개 커피숍 외에 KFC, 햄버거 프랜차이이즈 등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달 11일에는 오더 등 시럽 서비스를 중소 매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업체 3개사와 손잡았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만해도 제휴 매장이 4개에 불과했지만 1년여간 4000여 곳으로 제휴처가 늘었다”고 말했다. 제휴점마다 차이는 있지만 매출도 많게는 40% 가량 늘어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오더 앱 경쟁은 최근 본격화됐다. 외식전문업체인 SPC도 이달 선주문 서비스 해피오더를 내놓았다. SPC는 전국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커피앳웍스, 잠바주스, 패션5 등 전국 6000여 개 이상의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비콘 서비스 업체 얍(YAP)과 제휴했다. 해피포인트 멤버십을 등록해 놓으면 별도 앱 실행 없이도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멤버십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 오더’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 오더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주문과 함께 카카오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로 예측된다. 현재 대학가 커피점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운영했고 제휴처 모집에 나섰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된 선주문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서비스 출시 시기는 예정보다 다소 늦어진 연말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카카오 오더 출시가 늦어지는 것은 제휴사와 결제 단말기(POS) 확보 때문이다.

매장 POS에 카카오 오더를 처리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SK플래닛이 이달 POS 업체 3개사와 제휴를 맺은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다만 스타벅스나 SPC 등 대형 외식 전문점은 자체 주문 시스템 활용을 고집하고 있어 제휴처 확대는 어려운 과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분야는 한해 100조원에 이를 만큼 거대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시장”이라며 “누가 더 많은 제휴점을 확보해 고객에게 더 편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선주문 앱 시장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