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주년 특집]1호 인터넷전문은행 놓고 3개 컨소시엄 격전

ICT기업과 금융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선언했다. 한국금융투자지주, KT,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진용을 갖췄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란 타이틀을 놓고 격전이 예상된다.

한국금융투자지주 컨소시엄에는 다음카카오와 KB국민은행이 참여한다. 한국금융투자지주 컨소시엄은 카카오톡 메신저 기반 창구를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부터 모바일 지갑 ‘뱅크월렛카카오’ ‘카카오 페이’를 앞세워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금융시장 노하우를 축적했다. 4000만명 사용자를 확보한 SNS 메신저 카카오톡이 중심 축이다. KB국민은행이란 국내 최대 은행과 손잡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투자금융이 지분 50%를 투자하고 다음카카오가 의결권이 있는 지분 4%를 포함해 총 10%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 10%를 보유하게 된다.

KT컨소시엄에 KT와 우리은행, KG이니시스, 다날 그리고 현대증권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통신과 금융, 결제, ICT가 손을 잡았다. GS리테일과 포스코ICT도 참여한다. KT 컨소시엄은 2000만 고객 빅데이터가 경쟁력이다. 다날과 KG이니시스는 결제와 신용평가 등에서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에는 SK텔레콤·NHN엔터테인먼트·옐로금융그룹 등 ICT기업과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등 금융기업, 그리고 GS홈쇼핑이란 유통기업이 참여한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통신·금융·유통·IT 사업자를 모두 확보했다. SKT와 NHN엔터테인먼트가 참여하면서 통신과 IT 운영관리에서 우위가 예상된다.

이처럼 3사 컨소시엄에 ICT기업과 금융사 협력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7월 말 금융당국이 공개한 예비인가 관련 추가 내용이 자극제가 됐다. 당시 발표한 추가 내용에는 △은행 단독 참여 또는 은행 대주주 컨소시엄 불이익 △예비인가 이후 은행법 통과 시, 비금융조력자 지분 확보 용인 △전산시스템만을 통한 여신 심사, 비대면 실명확인 △기존 플랫폼 사업자 고객 접점 채널 활용 △공공 클라우드 환경 이용 등이 포함됐다. 그만큼 ICT 기업 입지가 넓어졌다. 예를 들어,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통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대출 상품 홍보가 가능하고, KT가 기존 회원에게 통신요금 고지서를 e메일로 보내며 신규고객을 모집할 수 있다.

은행도 적극적으로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의사를 드러냈다. 당초에 관망세를 취한 것과 대조된다. 현실적으로 은행은 10% 이내 지분만 허용되지만 새로운 기회를 경쟁자에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