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107개 IoT서비스 출시 `B2C 편중 B2B 역량도 키워야`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사물인터넷 국제전시회`에서 SK텔레콤이 `IoT 양궁`을 시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사물인터넷 국제전시회`에서 SK텔레콤이 `IoT 양궁`을 시연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물인터넷 시장이 지나치게 소비자 부문(B2C)에 치우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성장성을 고려해 해외처럼 기업 부문(B2B)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서비스 출시, 플랫폼 확보 등도 중요한 과제로 분석됐다. 국내 사물인터넷 시장이 고속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통신산업연구원(원장 임주환)이 11일 펴낸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와 달리 국내 IoT 시장은 B2C 비중이 높다. 연구원은 KT·SK텔레콤·LG유플러스 국내 통신3사와 AT&T·버라이즌·도이치텔레콤·보다폰·텔레포니카·차이나모바일·도코모NTT 해외 주요 7개 통신사가 내놓은 IoT 서비스를 전수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보고서를 보면 국내 통신3사는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107개 IoT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중 50.5%인 54개가 B2C 서비스였다. B2B는 43개로 40.2%였고, 대정부 거래(B2G)가 10개로 9.3%를 나타냈다. 해외 7개사는 모두 89개를 출시했고 이 가운데 B2B가 67개로 75.3%를 차지했다. B2C는 13개로 14.6%에 그쳤다.

국내 IoT 시장이 이처럼 B2C 중심인 것은 소비자가 IoT 도입으로 ‘삶의 질 향상’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보안·안전·헬스케어·스마트홈 등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IoT 서비스를 원하면서 기업이 기대에 부응했다는 것이다. 트렌드 모니터 2014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0.3%가 IoT 도입 후 원하는 것으로 삶의 질 향상을 꼽았다. 반면 해외업체는 기업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IoT 서비스를 내놨다. GE·시스코 등과 산업용 IoT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사례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IoT 시장 초기에는 기술 확산이 빠르고 실생활과 밀접한 B2C 서비스가 발전하겠지만 나중에는 산업 프로젝트·스마트빌딩·교통물류시스템 등 산업용 IoT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B2C에 치우치지 말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국내 통신사는 지역서비스에 집중하는 반면 해외 통신사는 글로벌 서비스 출시를 적극 추진한다고 평가했다. 지리적·문화적 접근성을 이용해 국경을 뛰어넘는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미국 AT&T가 아우디·볼보 등과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하고, 도이치텔레콤이 스마트홈 연합체 ‘키비콘(Qivicon)’을 구성해 글로벌 업체와 협력하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통신3사도 해외 진출을 꾸준히 추진했지만 큰 성과를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SK텔레콤은 아띠 같은 교육용 로봇을 중국·대만 등에 판매하고 있고, KT는 우즈베키스탄·베트남 등에서 에너지 사업을 했다. LG유플러스는 중동 지역에서 스마트홈 사업을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내수시장만으로는 사업 지속이 어려운 만큼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IoT 플랫폼 현황도 차이가 있었다. 해외 통신사는 독자 플랫폼 확보에 적극적이었다. 도이치텔레콤(키비콘)·텔레포니카(싱킹싱스·아두이노)· 보다폰(M2M매니지드 태블릿)·AT&T(AT&T M2M360)·도코모NTT(도코모 M2M플랫폼) 등 자체 플랫폼과 연계한 IoT 생태계 경쟁을 펼쳤다. 반면 자체 플랫폼 ‘싱플러그’를 보유한 SK텔레콤을 제외하면 국내 통신사는 플랫폼 경쟁력이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해외 통신사는 다방면으로 자사 중심 IoT 생태계 확장을 꾀하고 있다”며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플랫폼 중심으로 움직이는 IoT 환경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내 IoT 시장이 빠른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른바 ‘케즘(Chasm)’이라고 불리는 죽음의 계곡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케즘이란 시장 초기단계에서 대중화를 이루지 못하고 단절현상을 겪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는 ‘혁신가-초기 수용자-초기 다수-다수-느린 수용자’ 다섯 단계로 이뤄진 혁신의 전파법칙 관점에서 IoT는 ‘초기 수용자-초기 다수’ 중간에 위치해 있다고 봤다. 여기서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으면 케즘에 빠지고 IoT 산업은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활성화 △다양한 단말기 △개방형 플랫폼 △IoT 협업 △IoT 활성화 정책 △IoT 표준화 △규모의 경제 구현 △시장창출형 서비스 전략 등 8대 요소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키나 리서치 2013년 예측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IoT 시장 성장률은 2016년 32.8%, 2017년 54.9%로 글로벌 전체 26.4%, 36.7%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케즘을 극복하지 못하면 이 같은 고속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IoT 산업은 케즘 전후방에 위치해 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시장이나 고객이 반응할 수 있는 대중적 수준의 IoT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표]국내외 통신사 유형별 사물인터넷 서비스 현황

자료:정보통신산업연구원

통신사 107개 IoT서비스 출시 `B2C 편중 B2B 역량도 키워야`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