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네이버로 불붙은 금융권 `간편송금` 경쟁

은행들이 간편 송금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IT기업의 간편 송금 서비스에 위기감을 느낀 은행들이 자체 간편 송금 서비스로 맞대응에 나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은행들이 자체 간편 송금 서비스를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달 초 공인인증서나 아이디 없이 소비자가 지정한 6자리 핀번호로 송금이 가능한 `휙송금`을 출시한다. 계좌번호 등 입금은행 정보없이 휴대폰 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하다. 간단하고 빠르고 편리하다는 의미로 `휙`이란 의태어를 사용했다.

핀번호 만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할 뿐 아니라 고객이 지정한스마트폰에서만거래되고 보안카드,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도 필요 없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펌뱅킹 출금과 충전이 필요한 기존 IT기업과 달리 전자자금이체방식을 쓰기때문에 별도 충전이 필요없다”며 “또 별도 앱 설치나 회원가입없이 송금을 받을 수 있고 카드 없이 현금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인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8월 초 위비톡에서 바로 송금하는 `위비톡 간편 보내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에서 선보였던 간편 송금 서비스 `위비페이`를 메신저 앱 `위비톡`에 접목한 것이다. 위비톡 대화 도중 위비뱅크 접속 없이 바로 송금이 가능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하루 30만원까지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6자리 핀번호만 입력하면 송금이 가능하다.

국민은행도 최근 출시한 모바일 생활 금융 플랫폼 `리브(Liiv)`에서 간편 송금 기능을 제공한다. 간편 송금 서비스인 `리브머니 보내기`를 통해 공인인증서·보안카드 없이 받는 사람 이름만 알면 계좌비밀번호 만으로 수수료 없이 간단하게 송금할 수 있다.

최근 은행들이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수익보다 사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IT기업뿐만 아니라 토스(Toss) 등 핀테크기업이 송금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면서 은행들이 자사 고객을 뺏길까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페이 중 가장 먼저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송금액은 출시 때보다 7배 넘게 증가하면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또 카카오페이가 지난 4월 송금 기능을 적용한 데 이어 최근 LG유플러스와 NHN엔터테인먼트도 각각 `페이나우`와 `페이코`로 간편 송금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하반기 서비스 출범을 앞둔 케이(K)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간편 송금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정부 규제완화도 은행권 간편 송금 진출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공인인증서 의무화 폐지에 이어 오는 7월부터 OTP, 보안카드 의무화가 폐지되는 등 전자금융감독규정이 완화한 덕분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은행들의 바이오분산저장 시스템이 완결되면, 핀비밀번호를 대신해 홍채, 지문만으로 간단하게 송금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