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발빠른 웹툰 수익화...진출 성공은 `마케팅`

중국 최대 만화 서비스 큐큐 만화(ac.qq.com) <화면 캡처>
중국 최대 만화 서비스 큐큐 만화(ac.qq.com) <화면 캡처>

중국 웹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수익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웹툰 진출도 이어진다. 치열한 경쟁과 작품 범람 속에서 성공하려면 콘텐츠 내실뿐만 아니라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2차 판권 계약뿐 아니라 국내 웹툰이 중국 웹툰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웹툰 유통사 하오툰이 중국에 공급하는 국내 웹툰 작품은 50여편에 이른다. 6개월 전과 비교해 두 배로 늘었다. 다른 에이전시를 포함하면 진출 웹툰 수는 더욱 늘어난다.

중국 웹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유료화되면서 직접 진출도 늘어난다. 2년 전부터 태동된 후발주자지만 유료화 속도는 빠르다. 텐센트 `큐큐 만화`는 편당 유료 구매와 VIP회원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편당 구매는 5화 무료 제공 뒤 한 편당 0.5위안(약 90원)을 받는다. VIP회원은 전용 웹툰을 제공 받을뿐 아니라 일반 웹툰 구매도 할인된다. 큐큐 만화는 중국 웹툰 1위 플랫폼이다. 합법적 서비스 기준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 매출 비중은 전체 60~70% 정도로 추산된다.

2차 판권 사업은 더욱 활발하다.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 분야도 다양하다. 텐센트는 자국 내 웹툰뿐만 아니라 `원피스` 등 해외 유명 만화 판권을 사들인다. 중국 최대 웹툰전문사이트 `유요기(u17.com)`도 마찬가지다. 영화사와 게임사가 2차 저작을 위해 직접 웹툰을 운영하기도 한다. 중국 극각영화사는 웹툰을 직접 제작한다. 1년에 50편 정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고 반응이 좋은 작품을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 중국 최대 모바일 만화 앱 `부카`와 유요기 모두 게임회사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신형준 하오툰 베이징법인장은 “중국이 전자만화에서 스크롤 중심 웹툰으로 전환한 지는 2년이 안 되지만 유료화 속도는 국내보다 더 빠르다”며 “중국 게임사가 2차 저작을 목표로 웹툰 업체에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하오툰 로고<전자신문DB>
하오툰 로고<전자신문DB>

실제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웹툰 범람 속에서 종주국을 앞세운 콘텐츠 질만으로 승부가 힘들다는 것이다. 마케팅 없이 독자에게 노출되기조차 어렵다. 큐큐 만화 한 곳만 해도 만화를 공급하는 업체가 5만 곳에 이른다. 하루에 업데이트만 수백 편이 올라온다. 큐큐 만화에 계약된 전체 작품 수는 6000여편이다. 이 가운데 1000만 조회 수를 돌파한 작품은 200편 정도다. 조회 수 1억건을 넘은 작품은 40여편이다. 일주일에 2~3회 연재하는 중국 웹툰에 비해 1회 연재하는 국내 웹툰은 묻힐 확률이 더욱 크다.

이명진 하오툰 대표는 “웹툰 공급 계약이 됐다고 해도 단순히 작품을 올리는 것만으로 독자들이 알 방법이 없다”며 “검색, SNS, 메신저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마케팅 없이 성공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실제 큐큐 만화 기준 1000만건을 돌파한 국내 웹툰 `위기의 범죄자`는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 등재, 웨이보 위챗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2차 판권사업을 위해서도 마케팅은 필수다. 중국 제작사가 스토리 자체만 보고 사 가지 않는 이상 중국 내에서 대중성을 증명해야 한다. 리펑샹 권석영화사 총감은 “중국에서 웹툰 판권을 사려는 곳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중국 대중의 인기”라며 “훌륭한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주요 웹툰 시장인 북경, 상하이, 광주 등지에서 대중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