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카 바이러스도 잡는 빅데이터

[기고]지카 바이러스도 잡는 빅데이터

지카 바이러스 위협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감염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많은 지역으로 집계됐다. 지카 바이러스는 73개 국가로 확대되면서 메르스와 에볼라에 이어 또다시 전 세계를 공포 속에 몰아넣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주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한 해 감염자가 400만명 발생할 수 있다”며 국제 공중보건 긴급 사안으로 선포했다. 보건복지부도 지카 바이러스 유입과 확산 차단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으로 인한 전염병에 맞서는 전 세계 보건 당국의 궁극 목표는 하나다. 질병 확산 대응을 넘어 예측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해외 감염성 전염병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빅데이터를 통해 전염병과 전파 경로 정보를 빠르고 쉽게 얻을 수 있다. 전염병과 전파 기제, 확산 경로 정보가 많을수록 더 효과 높은 확산 방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전염병을 예측 분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 소스가 필요하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와 지역 보건 당국, 질병관리본부(CDC), 세계보건기구(WHO), 학계, 백신 제조사의 협업은 매우 중요하다. 협업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와 관점을 한 곳에 모은다면 데이터 소스를 개인이 검토할 때와 달리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핵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데이터에는 바이러스와 기타 질병 검사 데이터, 임상연구 데이터, 질병 감시 및 공급망 제공 데이터를 비롯해 심지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향까지도 포함된다. 모든 데이터가 질병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한 곳에 묶음으로써 백신 개발을 가속시킬 수 있는 셈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곳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 바이러스 번성을 촉진하는 특정 단백질을 공격하는 화합물도 개발할 수 있다.

분석 분야의 세계 선두 기업 SAS는 이미 다양한 데이터 커뮤니티를 한데 모으는 플랫폼 가치와 가능성을 확신했다. 이와 유사한 빅데이터 플랫폼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생명과학기업, 병원 및 기관 소속 연구원, 독립 연구자 등 암 연구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가 참여하는 `프로젝트 데이터 스피어(Project Data Sphere)`다.

전 세계 암환자와 환자 가족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목표다.

프로젝트 데이터 스피어는 학계와 업계의 3단계 암 임상 비교시험 참가 그룹 이력이나 환자 데이터를 폭넓게 공유하고 통합·분석하는 단일 창구다.

SAS는 이처럼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관련 데이터를 중앙에 효율적으로 집중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협업 방식의 분석 접근을 통해 감염 질병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법을 신속히 찾아낼 수 있다. 감염 질병 확산 방지는 물론 예측까지도 가능하다.

빅데이터는 감염병 외에도 빈곤, 교육, 인권, 환경 등 다양한 이슈를 해결하는 핵심 열쇠다. SAS는 오래 전부터 데이터의 공익 가치에 주목하고 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사회 핵심 문제를 해결하는 `데이터 포 굿(Data for Good)` 활동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네팔 대지진 때는 전역에 자리한 100여 곳의 피난처가 장마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자체 프로그램으로 철판 지붕을 보강할 현지 제작자를 신속히 찾아냈다. 카트만두 지역의 다섯 배에 이르는 여성과 유아들이 랄리트푸르 지역에 집중 분포돼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로 인해 국제이주기구(IOM)는 카트만두보다 더 많은 유아용품을 지원할 수 있었다.

`빅데이터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은 단순한 구호만이 아니다. 빅데이터는 사회 문제 해결을 넘어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거대한 잠재력이 있다. 데이터도 기술도 충분히 갖춰졌다.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와 지혜를 한곳에 모으고 이를 신속히 전파하는 일만 남았다.

이진권 SAS코리아 전무 Jin.Lee@s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