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이임식` 오락가락…"국정 공백 우려" vs "총리도 몰랐다?"

황교안 국무총리.
황교안 국무총리.

황교안 국무총리가 2일 이임식 일정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여 국정 혼선과 공백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황 총리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발표 직전까지도 개각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황 총리는 당초 2일 오후 1시, 서울청사 별관에서 열기로 했던 이임식을 전격 취소했다.

총리실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각의 대표인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지고 이임을 하려고 했지만, 국정운영 공백이 한시라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임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총리 이임식을 두 시간도 채 남기지 않고 국정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취소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 발표 직후 야권이 전면 반발하고 여론도 급속히 악화하자 즉시 이임식을 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황 총리마저 이날 개각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개각 발표 직후 “황교안 국무총리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총리 내정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 “오늘(2일) 아침 황교안 총리를 만났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는 신라호텔에서 얘기하다 함께 차타고 국회까지 왔는데 그분들도 총리 내정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황 총리 이임식 일정을 공지했다. 하지만 신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은 시점에 현 총리가 이임식을 하기로 한 데 대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국회에서 신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처리되기 전까지 `총리 공백` 상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이임식 공지 1시간 20분 만에 일정을 취소해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도 황 총리가 퇴임키로 한 것에 대한 야당 성토가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국정 공백 사태를 조장했다`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