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 vs 알렉사 "호텔 잡아라" 경쟁

'호텔을 잡아라'

인공지능(AI) 비서 업계 시선이 메리어트인터내셔널(메리어트)에 쏠렸다. 세계최대 호텔 체인중 하나이자 세계최대 숙박업소인 메리어트가 AI비서 대명사 아마존 '에코'와 애플 '시리'를 호텔방에 설치하기 위해 테스트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리어트는 이르면 오는 6~7월경 두 제품 중 하나를 메리어트의 'AI 비서 제품'으로 낙점할 예정이다. 메리어트가 가지는 상징성과 파급력 때문에 아마존과 애플은 물론 AI업계가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블룸버그는 “아마존과 애플 간 디지털 비서 경쟁이 스마트홈에서 새로운 장(호텔)으로 옮겨갔다”고 진단했다.

메리어트는 두 제품을 보스톤 시포트 지역에 있는 아로프트(Aloft)호텔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투숙객이 전등을 켜고 끄거나 커튼을 치는 일, 방안 온도를 조절하거나 TV채널을 선택하는 일 등 5가지 업무를 음성으로 제어 할 수 있다.

시리 vs 알렉사 "호텔 잡아라" 경쟁
시리 vs 알렉사 "호텔 잡아라" 경쟁

AI기기가 호텔 및 숙박시설에 들어간 건 지난해 12월 웨인리조트가 아마존 음성작동 AI플랫폼 '알렉사'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를 룸에 설치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기술회사들이 새로운 첨단 서비스와 디바이스를 앞세워 호텔룸을 쇼룸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AI 기기용 호텔 시장은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매리어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책임지면서 아로프트, 엘리먼트, AC&막시체인 글로벌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는 토니 스토에클은 “애플과 아마존이 경합하고 있다”면서 “아로프트 호텔이 미국에 약 130개 있는데 앞으로 100개 이상을 더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02개 룸을 갖춘 텍사스 소재 산안토니오 힐 컨트리 리조트&스파도 '에코'를 10개룸에 설치, 시험 운영하고 있다. 다음달에 100개 룸에 추가로 들여놓을 예정이다. '에코'가 호텔 방안의 전자 제품을 제어할 뿐 아니라 룸서비스와 타월과 칫솔도 주문하는 등의 '개인 콘시에즈' 역할을 하게 할 방침이다. 힐 컨프리 리조트&스파는 지난해 10월부터 아마존 기술과 기기를 테스트중이다. 이외에 워싱턴 소재 포시즌스 호텔도 이번달 알렉사 디바이스를 룸에 설치했다. 이를 활용해 투숙객이 음악을 듣고 날씨 등 각종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다. 아직 방안의 조명과 온도를 조절하지는 못한다.

캘리포니아주 비버리힐스에 오는 6월 문을 열 럭셔리호텔 월도프애스토리아는 애플 아이패드를 이용해 투숙객이 조명과 온도 조절, TV보기, 알람, 룸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음성이 아니라 문자로 이뤄진다. 이 서비스에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뉴저지에 본사가 있는 크레스트론일렉트로닉스가 만든다. 매리어트는 시험 운영하고 있는 AI비서 기기를 다른 글로벌 사업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글로벌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AI플랫폼 시리와 알렉사 비교>


AI플랫폼 시리와 알렉사 비교


새너제이에 있는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애널리스트 태롤리나 밀라네시는 “호텔룸은 아마존과 애플이 그들의 디바이스를 쇼케이스하기 가장 이상적인 장소”라며 “핵심은 이 서비스가 개인화가 될 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호텔방에서 AI기기를 이용해 뉴스를 보고, 날씨를 체크하고, 우버를 부를 지 매우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