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러브콜...美 셰일업계의 반응은

저유가에 허덕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러시아에 이어 미국 셰일업계까지 '카르텔'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미 셰일업체가 제도와 시장환경상 OPEC의 단체행동에 함께 할지는 미지수여서 양 진영의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석유회의(World Petroleum Congress)이후 국제 석유시장에서 OPEC과 미 셰일업체가 석유감산 정책에 행보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주휴스턴총영사관에 따르면 터키 회의를 통해 처음으로 OPEC과 미 셰일업계가 공식 만남을 가진 것에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OPEC은 그동안 세계 석유시장의 가격을 조정했다. 카르텔을 지키기 위해 당사국 간 모임을 유지하다 최근에 러시아를 동참시켰다. 셰일오일 개발로 2년 넘게 국제 석유 시장 가격이 흔들리자 미 셰일업계와도 동참을 구상했다. 터키 회의 내용은 비공개였지만 OPEC이 셰일업체에게 감산 합의 동참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미 셰일업체가 실제로 동참할지 여부다. 일단 제도상, 이들이 OPEC 감산에 합의하면 반독점법 위반이다. 과거 미 정부가 오일회사 간 협력을 용인한 적이 있지만 이는 2차 세계대전과 오일쇼크 등 특수한 상황 때문이었다.

미 정부가 허용해도 미 셰일업계 트렌드가 한 번에 바뀌기도 어렵다. OPEC 국가들과 달리 미 셰일시장은 매우 다양한 중소사업자가 포진했다. 단체행동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엑슨모빌 같은 일부 대형사업자의 감산 동참을 이끌어내도 대다수 중소업자가 합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OPEC 수장국이라 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가격을 높이기 위해 계속 수출량을 줄이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사우디는 미국과 아시아 지역 수출량을 줄이면서 이들 지역의 비축량을 소진시키려 하고 있다. 이 와중에 감축 예외국인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생산을 계속 늘리고, 미 셰일업계 생산량도 증가해 시장 영향이 크지 않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