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독자위한 플랫폼 만들 것"

“개인 독자 취향에 맞춘 작품을 추천하고 화면도 독자별로 다르게 꾸미는 게 기술 지향점입니다. 좌판을 깔아놓고 좋은 작품이니 보라는 아날로그 방식과 차별화됐죠.”

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
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

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이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다. 회사 안팎에서 기술 분야 구루(대가)로 통한다.

그는 많은 분야에서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이 여전히 아날로그에 머물렀다고 했다.

권 부사장은 “콘텐츠 수익 방식이 여전히 트래픽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레진은 웹툰 수익화를 가장 먼저 실현한 기업으로서 보여주는 방식도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이면 진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아날로그 만화를 디지털로 전환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4년간 쌓인 독자 데이터를 구술을 꿰듯이 잘 엮어서 독자 취향에 맞춰 맨 구석에 있는 콘텐츠도 추천해 주는 식이다. 화면도 개인 독자에 맞춘다.

이를 가장 잘 하는 곳으로 전자상거래를 꼽았다. 인터넷 등장과 함께 수십년 노하우가 쌓인 덕택이다.

권 부사장은 “좋은 콘텐츠를 보여주는데 기술이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면서 “필요하다면 넷플릭스처럼 기술을 개방해 다함께 콘텐츠 기술이 발전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권 부사장은 초대 저작권해외진흥협회(COA) 회장으로서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다. COA는 네이버, KBS, MBC, SBS, 음악실연자연합회 등 저작권자들이 모인 민간단체다. 콘텐츠로 해외 시장 진출 때 국내 저작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권 부사장이 이처럼 적극 COA 활동에 나서는 것은 우리 웹툰이 세계 시장에 빠르게 커가기 때문이다. 저작권보호 없이는 제대로 된 시장 형성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우리나라 저작권 보호가 아날로그 식에 그쳤던 것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그는 레진코믹스 웹툰이 세계 227개국에서 즐기는 콘텐츠로 빠르게 자랐지만 불법 사이트로 인해 저작권자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저작권을 보호하는 방식도 정교하게 바꿀 예정이다. 단순히 불법 사이트를 차단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것을 넘어선다. 광고 에이전시를 통해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 중 이라고 했다. 불법사이트의 부가수익을 차단하는 방식을 택했다.

권 부사장은 “정부 차원 대응은 여건상 한계가 있다”면서 “이는 저작권 소유자가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고 해외 민간사업자와 협상을 통해 저작권을 지키고 독자가 콘텐츠를 정당하게 즐기도록 안내자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웹툰 생태계 조성에도 목소리를 냈다. 웹툰을 여러 국가에서 즐기도록 세계화하는 한편 영화 등 멀티 콘텐츠로 확산시키는 전략이다.

권 부사장은 “레진은 그간 웹툰을 수익 콘텐츠로 만드는 데 첫 발을 뗀 기업으로서 국내외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를 발판으로 좋은 콘텐츠가 많은 독자에게 읽히고 다른 콘텐츠로 재생산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