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전규제 해야" vs "누구를 위한 규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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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에서 열린 '포털 규제 왜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1일 국회에서 열린 '포털 규제 왜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국회 포털 규제안을 놓고 찬반양론이 맞붙었다. 규제 찬성론자는 포털이 늘어난 사회적 책임을 위해 방송통신발전기금, 경쟁상황평가 등 사전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외기업에 대한 집행력 확보 없는 규제가 역차별을 심화, 해외 서비스의 국내 인터넷 시장 잠식을 돕는다는 우려 목소리도 만만찮다. 입법 취지와 내용이 어긋나고 법리에 맞지 않는 무리한 규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포털 영향력에 맞는 규제 도입 시급”

규제론은 포털 영향력이 늘어난 만큼 규제도 강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ICT뉴노멀법'이 대표적이다. 최근 열린 '포털 규제 왜 필요한가?' 토론회도 김 의원이 개최했다. 법안 핵심은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기업에게 방발기금 징수, 경쟁상황평가 실시, 상시 모니터링 의무 부과 등 사전규제 칼날을 들이대야 한다는 것이다. 사전규제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미리 제도·설비 강제, 조사·점검 등을 시행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문제 발생 시에만 처벌하는 사후규제보다 불필요한 부담이 늘어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플랫폼 산업이 업계 자율규제 기반 성장을 추구해오며 시장점유율이 소수 대형 포털에 집중, 뉴스 노출과 공정거래 문제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포털도 방송통신사업자와 같은 지위를 부여해 방발기금 징수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차산업혁명 플랫폼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입법전략 세미나'<사진 박정의원실>
<'4차산업혁명 플랫폼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입법전략 세미나'<사진 박정의원실>>

◇“역차별 가속, 해외기업 인터넷 잠식 심화될 것”

포털 규제 강화론을 놓고 우려 목소리도 거세다. 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기업이 시장을 잠식하는 기회만 제공한다는 것이다. 포털을 방송통신사 수준으로 사전규제할 경우 국내기업이 받는 부담이 늘어난다. 신사업 추진이 규제 장벽에 가로막힐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해외기업은 해외 서버, 무역분쟁 등 이유로 규제를 강제하기 어렵다. 김 의원도 이 점을 인지, 글로벌 기업이 규제망에서 빠져나가기 어렵게 법안을 보강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규제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학계 중론이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열린 '4차산업혁명 플랫폼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입법전략 세미나'에서는 이 같은 반대 목소리가 빗발쳤다. 류민호 호서대 교수는 “뉴노멀법이 통과되면 누가 가장 행복할까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표면적으로 수혜자가 방송·통신·언론 등 경쟁산업으로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해외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이번 세미나는 이익단체 간 충돌이 아니라 구글의 홈그라운드로 만들려는 조치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구글이 국내 매출을 공개해도 싱가포르나 아일랜드로 매출을 돌리면 제대로 된 세금을 받을 수 없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헌법가치 훼손 무리한 규제 비판...“법안 취지와 내용 불일치”

ICT뉴노멀법 같은 인터넷기업 사전규제는 현실적·법리적으로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경쟁상황평가를 하려면 어떤 시장에서 경쟁이 일어나는지 시장획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두 세미나에 참석한 학계·규제당국 모두 포털 시장획정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인터넷산업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변화 속도가 빠르며 국경 없는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대호 성균관대 교수는 “2014년 위헌판결, 2016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결과 따르면 포털 시장획정은 불가능하다”면서 “국내 플랫폼 사업자는 기간통신사업자와 달리 국경이 없는 경쟁상황에 직면해 있다. 여전히 정치적 논의로 인터넷 산업을 바라보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방발기금 징수와 상시 모니터링 의무 부과는 표현의 자유, 재산권 등 헌법 기본권과 비례원칙을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방발기금 용도와 플랫폼 사업자 간 밀접한 연관성이 없다. 모니터링 의무 부과는 포털이 임의로 개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과적으로 혁신 생태계 활성화와 균형발전, 소비자 보호 등 문제인식과 내용이 불일치되는 법이라는 비판마저 나왔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교수는 “납부의무자인 방송통신사업자나 기간통신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 간 동질성이 없고, 방발기금 용도와 플랫폼 사업자는 밀접한 관련성이 없다”면서 “모니터링 의무는 인터넷 실명제보다 더 큰 규제다. 통신비밀 보호를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뉴노멀법은 문제 인식과 해법이 전혀 다르다”면서 “법안에서 ICT 균형발전을 얘기하는데 어떤 것과 어떤 것의 균형인지, 누구를 위한 균형인지 의문이다. 경쟁을 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과도한 규제를 부과하려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표>포털 규제 찬반 논거

"포털 사전규제 해야" vs "누구를 위한 규제인가"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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