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이징모터스, 현대차그룹에 베이징모비스 지분 이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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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현대(현대차·베이징모터스 합작사)가 현대모비스 중국법인 베이징모비스의 지분 일부 인수를 요구했다. 지난해부터 베이징현대의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현대모비스가 전권을 쥐고 있던 베이징현대의 부품 가격·공급 등 권한 일부를 중국 현지법인이 갖겠다는 의도다.

중국 북경에 위치한 베이징모터스그룹 본사.
중국 북경에 위치한 베이징모터스그룹 본사.

베이징모터스는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현대모비스 측은 논의 자체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맞서고 있다.

5일 중국 베이징모터스그룹에 따르면 베이징현대가 현대모비스의 베이징모비스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협상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는 베이징모비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베이징모터스는 지난해부터 베이징현대의 판매량 급감 원인으로 경쟁사 대비 비싼 부품 가격을 꼽았다. 이로 인해 완성차의 시장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현대차그룹에 부품 가격 인하와 함께 주요 부품 거래처인 베이징모비스의 지분을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베이징모터스그룹 고위 관계자는 “베이징모비스 지분 이전에 관해 큰 틀에서 합의가 됐고, 지분율이나 세부 절차는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면서 “베이징현대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현대차와의 협력”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모터스는 협상을 통해 지분 비율이나 이전 시기 등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협상에 따라 베이징모터스가 베이징모비스 부품 원가 구조 등 내부 정보 열람이나 자사의 핵심 인력 파견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사진1】

베이징모터스는 지난해 현대차가 고고도미사일방위체계(THAAD·사드) 보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현대와 거래하는 현대차그룹과 현대모비스를 통해 부품 단가를 낮추라는 요구를 지속해 왔다. 2016년 12월엔 쉬허이 베이징모터스그룹 회장 겸 베이징현대 회장은 중국 시장 위기를 감지하고 현대차 양재 본사를 방문했다. 쉬 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베이징현대 주력 모델 '싼타페'의 판매량 추이 등 시장 상황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대책으로 현대모비스 등 부품사 가격 인하를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식 요구 받은 사실이 없으며 지분 이전과 관련해서 진행되는 건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중국 사업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지분 변동을 포함해 어떠한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 현대차 그룹과 베이징모터스 간 시각차가 나는 대목이다.

지난해 중국 내 베이징현대 자동차 판매량은 81만6000대로 2016년 대비 27.8% 감소했다.

현대모비스의 전체 매출 중에 베이징모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 35조1446억원, 영업이익 2조382억원, 당기순이익 1조578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8.1%, 29.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8.2% 축소됐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