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e모빌리티 산업 미래 지형도를 결정지을 '제13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가 24일부터 27일까지 제주 신화월드에서 개최된다. 이번 엑스포는 'AI 기반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e모빌리티 미래(Energy transition with AI and future of e-mobility in the era of Digital transformation)'를 핵심 축으로 삼아,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의 공동 미래(Our Common Future for Next Generation)'를 설계하는 세계 유일의 모빌리티 거버넌스 플랫폼으로 치러진다.
올해 엑스포는 단순 관람 위주의 전시에서 벗어나 기업간거래(B2B)와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역점을 두었다. 나흘 내내 이어지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오찬·만찬과 매치메킹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최근 예상치 못한 중동 전쟁 여파로 당초 참가가 유력했던 중동 및 유럽 기업들이 불참하게 된 점은 이번 행사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조직위는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중국, 아세안 등 아시아 국가들과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엑스포 개막식에는 글로벌 정책 결정을 주도하는 국제기구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기조 발제에 나선다.
김영태 OECD ITF(국제교통포럼) 사무총장은 개막 기조 발제를 통해 “탄소중립 2050 달성을 위한 글로벌 교통 체계의 탈탄소화 전략과 AI를 통한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제주 엑스포는 전 세계 장관급 포럼 논의를 실질적인 기술과 연결하는 결정적 가교가 될 것”이라고 밝힌다.
이어 에드먼드 아라가(Edmund Araga) 아시아 전기차협회(AFEVA) 회장은 아세안 10개국 전동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한국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제안한다.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산업 협력을 주도하는 쉬밍밍(Xu Mingming) RCEP RICC(지역산업협력센터) 회장과 이번에 처음으로 공식 참여하는 주수(Zhu Shu) 이클레이(ICLEI,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협의회) 동아시아 본부장 등은 지역 간 공급망 통합과 도시 단위의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해법을 제시하며 국제적 연대를 공고히 한다.
경제계와 정관계의 지원 사격도 뜨겁다. 한경협(한국경제인협회) 이 주관하는 'Global e-mobility Summit'은 이번 엑스포 하이라이트로, 글로벌 자본과 국내 혁신 기업을 잇는 비즈니스의 장이 된다. 한경협 측은 “한국의 배터리 및 ICT가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민간 차원 투자와 규제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 명예회장(제주도지사)을 비롯해 제주 출신 문대림, 위성곤 국회의원 등 지역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제주가 글로벌 e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탠다. 산업통상자원부 및 해양수산부 등 주요 정부 부처 장·차관급 인사들의 참석이 예상되어, 정책적 뒷받침과 산업 육성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입증할 전망이다.
김대환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 조직위원장은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AI와 결합된 거대한 이동형 배터리이자 인류 문명을 바꿀 핵심 플랫폼”이라며 “이번 엑스포를 통해 제주가 전 세계 모빌리티의 표준과 정책을 결정하는 글로벌 허브임을 다시 한번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혁신의 심장부인 선전 핵심 인력들도 제주를 찾는다. 천후이쥔(Chen Huijun) 선전 자동차전자산업협회 비서장은 사절단과 함께 방문해 한국의 부품사들과 실질적인 기술 매칭을 진행한다. 선전 드론 산업협회도 참가해 지상과 하늘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선보인다.
기업 측면에서는 이지트로닉스 아이레온의 iR3·iR5 최초 공개, 모리스 XR 버스, 기술혁신상 수상기업 XYZ의 'AI 로봇 드라이브스루' 론칭, AI 모빌리티의 강자 샤오펑(XPeng), 도심항공교통(UAM) 선두 주자인 이항(EHang) 등이 참여한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중국전기차100인회(China EV100) 와 CCPIT(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자동차 분회가 가세해 한·중 양국 정책 표준화와 공급망 공조를 논의한다.
이번 엑스포의 또 다른 핵심 축은 '제4회 국제 친환경 선박엑스포' 개최다. 대한민국이 조선 강국을 넘어 해양 모빌리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이번 포럼은 전 세계적인 해상 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하는 K-조선 전동화 전략을 집중 다룬다. 제주는 사면이 바다인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전기 어선, 전기 유람선 등 '해상 전동화'의 실증 기지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다.
엑스포 미래 가치는 'Our Common Future for Next Generation'이라는 슬로건에 응축돼 있다. 5회째를 맞는 국제 대학생 EV 자율주행 경진대회는 미래 인재들이 AI 알고리즘 경쟁을 통해 기술적 숙련도와 사회적 책임을 배우는 장이다. 29개 혁신 기업이 선정된 'IEVE 혁신상'과 'GEAN Award'는 유망 기업을 글로벌 무대로 연결하는 등용문이 된다.
미디어 부문에서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회장과 중국자동차기자협회(CANA), 세계 e모빌리티 협의회(GEAN) 간의 3자 MOU가 체결된다. 이는 한·중 양국 산업 정보를 투명하게 교환하고, 세계 시장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강력한 정보 네트워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반도 미래를 설계하는 '제9회 평양 국제 전기차엑스포 추진협의회 라운드테이블'도 기대를 모은다. 이번 포럼에서는 북한을 단순한 미개척 시장이 아닌 미래의 핵심 제조 기지로 바라보며, 한국의 기술력과 북한의 자원·노동력이 결합한 '한반도 전기차 생태계'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 민간 차원 '평양 국제 전기차엑스포' 개최를 위한 7단계 로드맵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제주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2035 카본 프리 아일렌드(Carbon Free Island)' 비전을 선포한다. 신재생 에너지와 모든 모빌리티가 AI로 연결되는 지능형 플랫폼을 선보이며 제주를 전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모델하우스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개최 장소를 제주 신화월드로 옮긴 것은 전시 중심에서 탈피해 안락한 환경 속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는 '리조트형 MICE'를 지향하기 위함이다. 나흘간 매일 진행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환영 오찬·만찬은 전 세계 VIP와 기업인들이 신뢰를 쌓고 실질적인 투자 계약을 이끌어내는 결정적인 자리가 될 것이다.
김대환 위원장은 “우리는 단순히 모빌리티를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중동 전쟁 등 대외적인 변수가 있지만, 이번 엑스포가 AI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전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