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늘어난 스타트업, 큰 집 이사 릴레이

집닥 봉은사 사옥 전경.(사진=집닥 제공)
집닥 봉은사 사옥 전경.(사진=집닥 제공)

직원 수가 불어나면서 더 넓은 곳으로 이사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을 떠나 판교에서 새 출발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판교 제2테크노벨리 내 복합용지를 두고 대기업과 치열한 경쟁률을 벌인 끝에 판교행 티켓을 따냈다. 입주 시기는 이르면 2020년이다.

직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초 송파구 방이동 몽촌토성역 주변에 사무실을 꾸렸다. 당시 500여명이 근무했다. 1년여가 지난 올해 4월 기준 750명으로 증가했다. 연내 1000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올해에만 400명을 추가로 채용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오랜 경합을 거쳐 분양 대상자에 선정됐다”며 “앞으로 5년 내 모든 구성원이 입주할 수 있도록 사무 공간을 준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방이동 사옥은 기발한 디자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3월 디자인 시상 프로그램 '2018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사무 공간 부문 위너(Winner)를 차지했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미국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이다. 미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공간 실용성과 디자인 철학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얻었다.

이륜 물류 스타트업 바로고도 이삿짐을 싼다. 지금의 역삼동 사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옮길 구상이다. 배경은 우아한형제들과 비슷하다. 현재 직원 60명이 일하고 있다. 내달 대규모 신입·경력 직원 선발 절차에 돌입한다. 올 연말까지 100명 넘게 충원할 목표다.

바로고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배달 건수가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직원 수도 비례해 증가했다”며 “100명 이상 수용 가능하고 오토바이 수십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건물 전체를 임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풀 앱 풀러스도 사무실을 확대 이전한다. 서울 홍익 거리를 떠나 역삼동 시대를 연다. 동종 업계, 스타트업과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위워크 역삼점 한 개 층을 통째로 쓸 예정이다.

1년 새 두 차례나 이사한 업체도 있다. 인테리어 견적을 비교, 중개하는 스타트업 집닥은 지난해 2월 강남구 삼성동에 터전을 잡았다. 이후 직원 수가 25명에서 70명으로 급증, 사옥 이전이 불가피해졌다. 같은 해 11월 봉은사에 새살림을 차렸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