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전자상거래 통관에 블록체인 첫 적용...시범사업 착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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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이 블록체인 기반 전자상거래 수입 통관 플랫폼을 최초로 구축한다.

약 3300만개에 이르는 반입물품 통관 절차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법 물품 밀반입과 타인 명의 분산 반입 문제 등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세청은 '지능형 개인통관 서비스 플랫폼 구축 시범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노매드커넥션(대표 전종환)을 선정하고 시범 사업에 착수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절차를 합리화 및 효율화 개편을 위한 사업이다. 전자상거래 목록 통관 대상으로 진행된다. 전자상거래업자가 가격을 허위로 신고하던 관행을 막기 위해서다. 블록체인에서는 정보 위·변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입 물품 가격을 일일이 조사했다.

블록체인 적용 후에는 심사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시범 사업에서 블록체인 적용 시 어느 정도 심사 및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효과를 검증한다.

이 사업은 앞서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선정한 6개 혁신 과제 일환으로 시행된다.

적용 기술은 4세대 고성능 프라이빗·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기술인 '루프체인'이다. 루프체인은 인증된 기관 참여와 거래, 감사 등 차등 권한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환경 시스템을 구현한다. 모듈 기반 구조로 합의·검증부터 블록체인 엔진까지 거래에 따라 전 분야에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표]전자상거래 반입동향(자료-관세청)
[표]전자상거래 반입동향(자료-관세청)

그동안 전자상거래 통관은 보안 정책에 따라 물류 병목 문제가 발생했다. 민간에서는 신뢰 가능한 물품은 신속 통관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정부는 어떤 물건이 신뢰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저가 신고, 세금 편취, 분산 반입 등 부작용이 속출한 이유다.

관세청은 이번 블록체인 시범 도입으로 문제 해결 가능성을 시험한다. 현 방식대로 통관 업무는 진행하되 블록체인으로 자료를 추가 전송,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전자상거래 수입 물품 가운데 약 56%를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시범 사업을 펼친다. 이후 모든 전자상거래 수입 물품과 수출 물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전면 적용하는 본 사업을 추진한다.

시범 사업으로는 전자상거래와 특송업체, 창고업자, 관세청이 적용 대상이다. 본 사업으로는 국세청, 은행, 배송업체, 인증기관, 우편센터까지 사업 대상을 확대한다.

관세청은 블록체인 도입으로 물류비와 신고비용은 대폭 절감되고, 업무 부담이나 허위 신고 및 민원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장기로는 전자정부 수출 확대와 수출 물품 신뢰도 향상, 블록체인 활용으로 발생하는 데이터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전자상거래 분야는 다품종 소량이 특성이어서 기업간거래(B2B) 무역 기반으로 운영되는 기존 통관제도와 시스템 변화 요청이 제기된 바 있다.

전자상거래를 악용한 밀수입 방지를 위해 현재와 같은 단속 체계 유지 시 통관 관련 물류비용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표]수입 통관 절차 비교(자료-업계 취합)
[표]수입 통관 절차 비교(자료-업계 취합)

반면에 블록체인을 융합하면 안정성이 담보된 자동 수입 신고 체계 구현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주문부터 선적, 배송, 통관 등 전 과정 참여자들이 각각 생성한 정보에 근거해 실시간으로 수입 신고 항목을 자동 완성한다. 구입부터 선적·도착까지 유통 단계별 정보를 공유하는 배송 진행 정보 제공 체계도 구축할 수 있다. 전자문서 기반 수입통관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비해 블록체인 기반 수입 통관은 관세청과 전자상거래, 배송·특송 업체 노드만 구성하면 상품 주문부터 수입 신고까지 전 과정이 일시에 해결된다. 별도 블록체인 신고 포털도 구축, 운영한다. 일종의 블록 정보 관제 시스템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허위 가격 물품 반입이 사라질 것”이라면서 “비용을 어느 정도 절감할 수 있을지는 시범 사업을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향후 수출 분야까지 블록체인이 적용되면 국가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