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암호화폐 게임 격론 끝 보수적 판단, 기준은 '안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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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가 암호화폐 적용 게임에 제동을 걸며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단 보수적인 판단을 내려 향후 암호화폐 적용게임 출시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위는 7일 열린 등급분류회의에서 모바일게임 '유나의 옷장'에 등급재분류 결정을 내렸다. 전체이용가로 출시한 이 게임 등급을 다시 매겨야 한다는 뜻이다. <본지 6월 1일자 5면, 8일자 17면 참조>

게임위 위원들이 암호화폐 적용게임에 의견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위원들이 사행 요소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등급재분류 결정이 내려졌지만 정확한 기준을 세우기까지 갈길이 멀다. 게임위 내부에서도 암호화폐 적용 게임에 관한 의견이 갈린다.

게임위는 △게임 결과로 얻은 점수 또는 게임머니 등을 직·간접 유통과정을 통해 현금 또는 다른 유·무형 경제적 이익으로 제공하는 경우 △환전이 용이하도록 게임 결과물 등을 장치를 이용해 보관하거나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전송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사행성과 불법 유무를 확인한다.

게임위는 당초 '유나의 옷장' 등급분류를 위한 사전조사에서 “사행요소가 없다”는 취지로 회의자료를 만들었다. 하지만 내부에서 환전이 가능해 등급 제한을 받았던 다른 게임 선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때문에 게임위는 안건 상정을 한 주 미뤄 7일 유나의 옷장을 심의했다.

본회의 격인 등급분류회의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게임위 관계자는 “등급분류회의에서 (위원 간)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게임위는 위원장을 비롯한 9명 위원이 등급을 결정한다. 7일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암호화폐 적용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면서 “등급재분류 결정은 사행요소가 존재할 수 있으니 좀 더 신중하게 살펴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나의 옷장을 서비스 중인 플레로게임즈와 구글, 애플은 게임위로부터 통보를 받은 후 등급을 높이거나 소명을 신청할 수 있다. 게임 내용을 수정해 전체이용가로 서비스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중국 개발사가 만들어 글로벌 서비스 하는 만큼 국내만 따로 내용을 수정하기 쉽지 않다.

플레로게임즈 관계자는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플레로게임즈에 따르면 유나의 옷장은 청소년 이용자 비중이 상당하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물관리위원회>

유나의 옷장은 암호화폐 적용 게임 표준 격이다. 기존 서비스하던 콘텐츠에 개발사가 발행한 암호화폐 '픽시코인'을 붙였다.

이용자는 플레이와 이벤트 보상으로 코인을 받을 수 있고 '디자이너' 콘텐츠를 통해 추가로도 획득 가능하다. 디자이너는 이용자가 직접 옷을 디자인하고 수량을 정해 판매하는 콘텐츠다. 판매 금액 일부를 픽시코인으로 받을 수 있다.

픽시코인은 게임 내에서 재화로 사용하는 동시에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픽시코인은 한국과 미국 등 총 3곳에 상장해 거래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적용게임을 논의 중이다. 한빛소프트는 10여개 협력사들과 브릴라이트코인(BRC)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 중이다. 게임 간 게임머니 연동, 거래가 핵심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위가 등급재분류를 결정했지만 어디까지가 사행성이고 어느 등급이 적당한지 여전히 가이드가 없다”면서 “사례를 계속 만들면서 기준을 구체화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