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왜 사람들은 유튜브에 열광하는가?

[신간안내] 왜 사람들은 유튜브에 열광하는가?

케빈 알로카 지음│엄성수 옮김│출판사 스타리치북스

2010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인들이 한국의 대중문화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과거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꽤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데, 문화적인 호기심을 갖고 있는 20대 초반의 남학생이라면 필히 봐야 하는 영화였다. 이후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주류 매스미디어에 슬며시 침투해 들어온 한국 문화를 느끼기 시작했고, 한국을 제외한 다른 많은 나라의 사람들 역시 비디오를 통해 한국의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1년 상반기에는 소녀시대가 미국 빌보드 해외 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코리아 갓 탤런트> 경연 곡들이 유튜브를 통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 인근에서 우연히 만난 한 고등학교 댄스팀은 지역 체육관에서 K팝 히트곡 메들리를 틀어놓고 춤추는 모습을 비디오로 올려서 꽤 큰 인기를 끌었다. 부모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고등학생들이 원더걸스와 빅뱅의 4분짜리 비디오에 맞춰 춤을 출 정도였으니, 이미 K팝은 인터넷의 힘을 빌려 미국 시장 깊숙이 침투해 들어왔던 것이다.

1년 후 우리는 선글라스를 끼고 센세이셔널한 말춤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K팝 스타를 만나게 되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싸이의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저스틴 비버의 비디오까지 제치고 유튜브 사상 최다 조회 수를 자랑했다. 이 기록은 이후 5년간 깨지지 않았으며, 싸이는 한국의 팝 스타에서 일약 전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현재는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몇몇 젊은 한국 팝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보다 뉴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세상 모든 곳에서 웹 비디오를 접할 수 있게 된 이후 10여 년 동안 가장 흥미로운 트렌드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 대중문화가 여러 차례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 점은 ‘왜 사람들이 유튜브에 열광하는가’ 하는 것이다. 케빈 알로카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앞으로 향후 미디어가 어떻게 발전할지, 미래 기술을 둘러싼 사람들의 행위, 그리고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에 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유튜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시기에 발 빠르게 나온 시의적절한 책이면서도 내용적으로도 탄탄한 이론적 배경과 함께 깊은 통찰력 있는 시각을 던지는 것은 이 책이 다른 유행서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다.

《유튜브 컬처》는 《비디오크러시》의 번역본으로 다른 수많은 유튜브 분석 서적이나 보고서와 달리 유튜브에 대한 매우 자세하고 독특하며 깊은 분석을 유기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 이유는 저자 케빈 알로카가 유튜브에서 일하고 있고, 실제로 사용자들을 가장 많이 분석하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유튜브의 문화 트렌드 부문 책임자로서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비디오 현상을 추적하고, 플랫폼의 큐레이션과 커뮤니티 이니셔티브를 관리하며, 유튜브 경험 전반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찾고, 둘러보고, 그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사용자나 기업 고객을 위한 플랫폼 맥락화와 관련해 의견 제시를 가장 자주 요청받는 사람이다. 즉 그는 사용자들과의 접점에서 실제로 전투를 수행하는 야전 사령관인 것이다.

유튜브의 직원이 아닌 사용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유튜브 현상을 분석한 것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독자들은 유튜브에 대한 자화자찬식 홍보나 광고가 아닌 유튜브 인기의 실체를 재미있는 문체를 통해 읽을 것이다.

저자는 유튜브와 관련된 직간접 경험을 통해,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적, 창조적 콘텐츠의 흐름과 예측을 분석하고, 다양한 시야를 가질 수 있는 팁을 흥미롭게 제공한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다양하고 방대한 콘텐츠가 어떤 흐름에 의해 확산되고, 재가공되며,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은 여타 서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 책의 고유한 내용이다. 저자는 세계적인 ‘정보’와 ‘창조’가 모여드는 거대한 생태계 속에서 유튜브를 활용한다면, 권력에 좌우되지 않고 세상의 그 누구라도 대중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콘텐츠 제작자, 비즈니스맨, 스타트업 기업가, 마케터, 젊은 청년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메시지를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