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공공기관 4개 정보 민간 공개, 빅데이터 시범사업 속도 내나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보건복지부 전경
<보건복지부 전경>

정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보건의료 대표 공공기관 4곳 데이터를 통일해 공익 목적에 한해 민간에 개방한다. 보건의료빅데이터 플랫폼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헛바퀴만 돌고 있는 보건의료빅데이터 시범사업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연말까지 보건의료 공공기관 공통데이터모델(CDM) 플랫폼 구축 컨설팅을 진행한다. 사업 전략과 방향, 예산을 도출해 내년 본사업을 한다.

구축 대상 기관은 건보공단, 심평원, 질병관리본부, 국립암센터 4곳이다. 공공기관 중 보건의료 데이터가 많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사실상 전 국민 의료정보를 보유했다.

사업은 4개 기관이 보유한 의료정보를 CDM으로 전환한 후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는 전략 수립이 목적이다. CDM은 의료정보 서식을 통일한 모델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선행 과정으로, 세계 병원과 기업, 연구소 등에서 활발히 도입한다. 우리나라는 올해 산업통상부 주도로 40개 병원이 CDM으로 전환 중이다.

4개 기관이 CDM으로 전환하면 빅데이터 활용 기반이 마련된다. 원본 데이터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연구자가 원하는 결과 값(통계치)만 준다. 연구자는 기관별 결과 값을 취합해 활용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등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복지부는 CDM 전환 뒤 플랫폼을 구축해 연구나 정책개발 목적에 한해 민간에 공유한다. 가공, 익명정보이면서 공익목적으로 제한해 사회 우려를 해소한다. CDM 전환은 데이터 종류, 대상 등을 정해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CDM 플랫폼은 정책 발전에 도움을 주거나 의약품 부작용 조기 발견 등 국민 보건에 도움을 주는 게 목적”이라면서 “기존 데이터 품질을 제고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CDM 플랫폼 사업은 작년 말부터 논의됐다. 산업부가 병원을, 복지부가 공공기관 의료정보를 CDM으로 전환한 뒤 민간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심평원 데이터 판매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복지부만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가 이번에 본격화한다.

보건의료빅데이터 시범사업 추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시범사업은 건보공단, 심평원, 질본, 국립암센터 4개 기관 의료빅데이터를 모아서 연구 목적으로 민간에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CDM 플랫폼 구축사업 대상과 목적이 같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건의료빅데이터 시범사업 역시 4개 기관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공유 플랫폼을 마련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CDM 플랫폼 사업은 시범사업을 위한 기반 구축 성격이 강하며, 추후 시범사업이 착수되면 연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복지부는 1월부터 2020년까지 보건의료빅데이터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시민, 환자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수차례 실무협의를 개최, 설득 작업을 거쳤다. 7월 보건의료 빅데이터정책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시범사업 추진방안, 입법 필요사항, 데이터 활용 방안 등 논의가 목적이다. 최근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7월 기자 간담회에서 시범사업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입법, 활용전략 모색, 시민단체 설득 등 큰 줄기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되 기반 구축을 위한 CDM 플랫폼을 마련하는 투 트랙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의료빅데이터 시범사업과 CDM 플랫폼 사업은 대상과 방향성은 같지만, 같은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CDM은 여러 기술 옵션 중 하나일 뿐 시범사업을 우회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