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오라클 자바 상업용, 내년부터 과금체계 변경…전수조사로 대비해야

오라클이 자바 상업용·업무용 판매 방식(요금 체계)을 변경한다. 일각에서 '자바 유료화' 논란이 일었다. 오라클은 개인 용도 이용은 여전히 무료이지만 유료 사용자 구매 방식이 바뀐 것이라며 유료 논란을 일축한다. 국내 공공과 대기업 등 많은 곳이 자바 상용버전을 사용한다. 오라클 정책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자바 이용 전수조사와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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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자바 내년 유료?…상업용 버전 구매 방식 변화

자바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개발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 개발 언어다.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SW)와 웹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등에 많이 적용된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며 모바일과 웹 앱 개발 열기에 자바 인기도 치솟았다. 프로그래밍 언어 이용 순위를 발표하는 티오베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이용률 1위 언어는 자바다. C, C++ 등 기존 프로그래밍 주도 언어를 제치고 수년째 1위 자리를 유지한다.

자바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무료 언어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썬)에 근무하던 제임스 고슬링이 개발했다. 2006년 썬이 자바를 GPL(General Public License:일반 공중 사용 허가) 형태로 오픈하며 오픈소스 반열에 올랐다. 2009년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자바 관련 권리와 유지보수 관련 사업 등을 넘겨받았다.

최근 불거진 오라클 자바 유료화 논란은 오라클 JDK(자발 개발 도구) 과금 방식에서 시작됐다.

개발자가 자바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들 때 필요한 도구가 'JDK(자바 개발 도구)'다. JDK는 '오라클JDK'와 '오픈JDK'로 나뉜다. 오픈JDK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오라클이 기술력을 더해 제공하는 오라클JDK는 유료다. 오라클은 자체 개발한 오라클JDK인 '자바 SE(스탠다드에디션) 어드밴스드, 자바 SE 스위트 등을 유료로 서비스한다.

오라클은 오라클 자바 SE 구매 방식을 기존 영구 사용에서 월·연도별 과금방식(서브스크립션)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내년 1월을 기점으로 자바 SE8 버전 퍼블릭(공개) 업데이트가 종료된다. 지속 업데이트와 패치를 받으려는 고객은 유료로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한다. 모든 자바 버전에 대한 유료화가 아니다.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개발자는 기존처럼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다만 시스템 개발 등 상업용 등으로 이용하는 기업 가운데 자바 SE 이용자 대상 과금 방식이 변경된다.

◇무심코 사용하다간 불법 낙인…기업·공공 자바 실태 조사 시급

현재 국내 대다수 기업과 공공은 자바 SE6, SE7 등 SE8 이하 버전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오라클이 자바 SE 버전 대상 과금 방식 변경을 발표했기 때문에 앞으로 SE8 버전을 도입하는 기업 또는 공공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여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는 오라클이 이번 과금 체계를 빌미로 자바SE 버전 감사(오딧·불법 사용 여부 확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SE8 버전 과금 체계 변경을 이유로 불법 사용 여부를 확인할 여지가 생겼다”면서 “SE8 이하 버전을 사용한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상업 목적으로 자바를 도입한 기업과 공공 사용 실태 조사가 시급하다.

자바는 오픈소스라는 이미지가 강해 실태 조사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자바 SE 버전을 도입했다면 어떤 버전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 버전별로 공식 배포 버전 이상으로 사용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SE5 또는 SE6버전에서 공식 무료로 제공하는 것 외에 과금 대상에 해당하는 내용을 사용했다면 감사 시 불법 사용으로 간주된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라이선스 정책이 바뀐 후 새 라이선스 정책에 따르지 않은 업체가 있는 경우, 저작권법 위반의 형사책임은 별론으로 치고 라이선스 계약 위반에 따른 민사적인 책임은 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SW 불법 사용 오명을 입지 않으려면 전수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무료 지원이 끝난 SE 버전에 대해 업무별로 보안 패치 등 추가 서비스가 필요한지 정리한다. 추가 서비스가 필요한 시스템은 자체 인력으로 지원할지 외부 유료 서비스를 도입할지 판단한다. 외부 유료 서비스도 오라클 SE 유료버전 서비스 외에 아줄시스템 등 대안이 존재한다.

정보기술(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공과 대기업에서 내년 오라클 SE 과금체계 변경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온다”면서 “기업 내 어떤 시스템이 자바를 사용하는지 전수 조사가 우선돼야 버전별 대응책 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진행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부터 SE8 버전이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돼 서브스크립션 과금 방식을 어떻게 대응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