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모토로라 폴더블폰에 투명 PI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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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모토로라 폴더블폰에 투명 PI 공급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모토로라 폴더블 스마트폰에 투명 폴리이미드(PI)를 공급한다. 코오롱 PI 사업은 모토로라 폴더블폰 프로젝트 채택을 계기로 외연 넓히기에 본격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모토로라는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휴대폰 명가' 부활을 꿈꾼다. 이에 따라 피처폰 시절 글로벌 히트작 '레이저' 브랜드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

23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모토로라가 준비하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코오롱인더스트리 투명 PI가 탑재된다. 투명 PI를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부착, 커버윈도로 활용한다.

커버윈도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부품이나 소재를 뜻한다. 스마트폰 커버윈도로는 주로 강화유리가 사용됐지만 유리는 접을 수 없기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새로운 대체 소재가 필요했다.

모토로라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폴더블 패널(OLED)은 대만 AUO가 제조를 맡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AUO에 투명 PI를 공급하면 AUO가 폴더블 패널에 투명 PI를 붙여 디스플레이 모듈로 만들고, 이를 모토로라 쪽에 납품하는 과정을 거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레이저' 브랜드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외관은 과거 피처폰과 같은 모양이지만 내부가 단일 디스플레이로 구성돼 절반으로 접힌다. 모토로라는 부활 의지를 담아 피처폰 시절 전 세계에 히트한 '레이저' 브랜드를 폴더블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은 스마트폰 등장 후 하락세를 겪으면서 구글에 매각됐다가 2014년 레노버에 팔렸다.

세계지식재산기구에 제출된 모토로라 폴더블폰 도면(자료: 네오윈 캡처)
<세계지식재산기구에 제출된 모토로라 폴더블폰 도면(자료: 네오윈 캡처)>

모토로라 투명 PI 공급은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 PI를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했다. 폴더블 시장 개화에 대비해 지난 10년 동안 연구개발(R&D)했고, 지난해에는 900억원을 들여 업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 공장도 마련했다.

그러나 납품을 기대한 삼성전자가 스미토모화학의 투명 PI를 채택하면서 안팎의 우려를 샀다.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모토로라를 확보하면서 한숨을 돌리는 한편 투명 PI 사업 확대도 노릴 수 있게 됐다.

WSJ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약 20만대 생산할 계획이다. 대규모 물량은 아니지만 투명 PI를 폴더블 스마트폰에 실제 적용하는, 즉 품질·성능·양산성이 검증돼 향후 사업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 PI를 일찌감치 준비한 덕에 초기부터 여러 폴더블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지난해 삼성전자보다 앞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한 중국 로욜에도 코오롱 투명 PI가 적용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로욜에 이어 모토로라까지 그동안 뿌린 씨앗의 결과물이 조금씩 나타나는 단계로 보고 있다.

폴더블 업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투명 PI를 하겠다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코오롱이 개발이나 양산에서 그동안 가장 많이 준비한 게 사실”이라면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모토로라 공급과 관련해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에 투명 PI 샘플을 계속 공급해 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특정 회사 제품에 우리 제품이 쓰였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열에 강하면서 종이처럼 유연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열에 강하면서 종이처럼 유연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